지역화폐는 아직은 생소(生疎)하다. 국가가 발행하는 법정화폐와 달리 지자체가 발행하고 관리하는 대안화폐다. 말 그대로 특정 지역 안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화폐다. 사용하는 시민들이 많아야 골목상권을 살리는데 도움이 된다. 지역화폐 개념을 이해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지역화폐가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살리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과연 그럴까? 경험하지 못한 시민들은 여전히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처음으로 불을 지폈다. 지난 4월말 ‘대동세상(大同世上)의 문을 연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원컨벤센터에서 2019대한민국기본소득박람회가 열렸다. 이날 세계 최초의 기본소득 공론화 축제의 장으로 ‘지역화폐전시관’도 설치 됐다. 도내 29개 시·군을 비롯해 공주, 속초, 보성 등의 지자체가 앞 다퉈 체험부스를 설치해 새로 얼굴을 내민 지역화폐 홍보에 나섰다. 시민들은 지역화폐를 현장에서 구입하고, 직접 지역특산물도 구입해보는 체험도 가졌다. 의외로 호응이 높아 행사 기간 중 많은 지역화폐가 발매됐다고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주민에게 혜택을 주는 지역화폐가 4월 1일 경기도내 31개 시·군에서 본격 발행됐다. 지역화폐는 직접
물 한 잔 /김유선 한 잔의 물을 건네받고 들여다보면 그가 거기 있다 그도 목마른 채 건네준 물 한 잔 나도 누구에게 물 한 잔이 되기 위해 흐르고 굴러 여기까지 왔건만 한 잔의 물로 그를 꽃피운 적 없다 꽃보다 향기로운 물 한 잔인 적 없었으니 물에서 ㄹ을 빼면 아무것도 없는 무가 되고 ㄹ은 유음, 흘러야 물인데 흐르지 않으면 참물이 아닌데 지구의 종말이 물바다이면 지금 그 많은 참물은 어디 숨은 걸까 너무 건조해 가습기를 켜며 내가 나에게 건네는 차 한 잔. - 김유선(1950~2019) 시집 ‘은유의 물’ 우리들의 후회와 한숨, 자책과 반성은 결국 한 잔의 물 같은 사랑으로 타인을 한번도 꽃피우게 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는 물처럼 나에게서 타인에게 흘러들지 못하는 ‘참물’이 되지 못하여서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의 꽃을 위한 한 잔의 물이 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지만, 물에서 ㄹ을 뺀 아무것도 없는 무(無)처럼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타인에게 흘러들어갈 한 잔의 물은커녕 나 자신이 너무 건조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김명철 시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이 ‘수도권순환도로’로 개정될 것 같다. 인천시에 이어 서울시도 명칭 개정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함께 순환도로가 지나가는 송파, 노원, 강동 등 3개 구청도 동의서를 도에 보내왔다. 명칭 개정 건의를 위한 법적 준비절차가 완료됨으로써 도는 이달 중순까지 관련 준비 절차를 마치고 국토부에 도로 명칭 변경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21일 국토부에 명칭 개정을 건의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수도권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1988년에 착공해 2007년 전구간이 개통된 총연장 128km 왕복 8차로 고속국도다. 이 도로는 경기도의 고양·파주 등 14개 시·군과, 서울특별시의 송파·노원 등 3개구, 인천광역시의 부평·계양 등 3개구를 연결한다.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가진 도로이기 때문에 수도권 주민들의 이용률이 높지만 서울 중심의 사고로 붙여진 명칭으로 개통 당시부터 경기도민과 인천시민들의 반발이 컸다. 서울보다 인구가 많은 경기도와 인천시가 서울 외곽, 즉 변두리가 되는 것이다.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으로서는 매우 불쾌한 명칭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지방선거 때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참 힘든 일이다. 쉼없이 흔드는 바람앞에 선 나뭇가지보다 더한 사회적 불평등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인동초보다 더 강한 의지로 한세월 풍미했던 별이 졌다. 아니 별이 됐다. 고(故) 이희호 여사. 10일 늦은 밤 세상을 떠났다. 여성운동가, 민주주의자, 통일운동가 또 환경운동가로 수많은 씨앗을 세상에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삶을 살았다. 그 열매 가운데 한사람인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그녀를 이렇게 추모한다. “이희호 여사님이 하늘 나라로 가셨습니다. 긴급조치때는 영치금을 보내주셨고 결혼식때는 축하해주셨고 환경특강때는 경청하신 후 김대중 대통령께 환경문제의 핵심은 주민운동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한 길로 가겠습니다.”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갑(장안)지역구위원장은 “여사님의 유지를 받들어 소수자 인권운동과 더 좋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겠습니다”라고 존경을 표했다. 이날은 하늘아래 살아움직이는 대부분이 슬퍼한 날로 기억되리라. 그녀에게 붙이는 모든 헌사 가운데 앞자리는 당연히 ‘인간’ 일게다. 그런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는 공교롭게도 전두환 씨와의 만남에서 돋보인다. 고인의 회고록에 김대중 전 대통령
창세기 11장에는 바벨탑 이야기가 등장한다. 인간들이 하나님이 있는 하늘에 오르기 위해 최고의 건축기술을 사용해 높은 탑을 쌓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자신과 대적하려는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벌로서 그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언어를 쓰게 하여 결국 소통의 부재로 공사는 중단됐다. 이후부터 여러 언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성경은 말한다. ‘bbb Korea’는 국내에서 다른 언어 간 소통을 돕기 위해 2002년 설립된 민간 NGO이다. bbb는 Before Barbel Brigade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바벨시대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봉사하는 단체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필자도 이 단체의 통역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택시운전자가 외국인 손님의 행선지를 묻는 단순한 것에서, 외국인이 자칫하면 범법자로 몰릴 상황도 있었다. 모든 동물은 소통의 도구를 갖고 태어 난다. 동물은 번식을 위해 짝을 찾는 소리, 새끼나 어미를 부르는 소리, 철새들이 날아갈 때 리더가 지휘하는 소리 등 무수히 많으며, 심지어는 사람과도 소통한다. 동물에게는 소통이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 또한 예외가 아니다.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 잠들 때까
국가가 성립되려면 국민과 영토와 주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기본인 3요소를 무시하고 자기들 임의로 국가라고 주장하는 곳이 지구상에 4백여 곳이나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가칭 국가들의 국민은 수십 명이 대부분이고, 시설은 영토로 삼을 수 없게 빈약해 어디서도 국가로 공인받지 못한다. 그 터무니없는 곳은 카리브 해의 레돈다 왕국, 영국 남쪽 바다의 시랜드 공국, 미국 플로리다주의 콘치 공화국, 미국 네바다주 사막 지역의 몰로시아 공화국,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 외곽의 우주피스 공화국,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프리타운 크리스티아니아, 벨기에 사람이 남극에 세운 플란드렌시스 대공국, 호주 서부의 농장주가 세운 헛리버 공국, 캐나다의 노바스코샤주에 속한 섬 끝에 세운 아우터발도니아 공국, 영국의 코미디언이 자기 아파트에 세운 러블리 왕국이다. 또 인구 7명의 오스티네시아와 46명의 투체어스 왕국, 인구가 238명이나 되는 아에리카 제국, 370명의 세보르가 공국, 그런가하면 2명뿐인 아틀란티움 제국, 4명의 몰로시아 공화국 등도 있다. 이들은 주장만 하지 이목을 끌만한 특징은 없다. 그러나 국가로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지역이 있다. 이탈리아의 돌로미티는…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대표 프로그램 8選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강헌)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경기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일반 공모 및 기획 공모를 통해 선정된 18개 단체(14개 시·군)와 지역의 문화 자원(역사·이슈·환경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중 대표적인 8개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니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활동에 참여해 특별한 혜택을 누려보자. 양주시에서 진행되는 이놀문화예술교육발전소(대표 김현정)의 ‘삶을 지도(地圖)하다 아트로 ART路(이하 아트로)’는 커뮤니티 맵핑을 통해 익숙하고 지루한 동네를 색다르게 바라보며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예술적 기법(그림, 소리, 동작, 게임)을 바탕으로 한 다채로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교적 짧은 회 차(7회 차)로 이루어져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다. 군포 대야미 마을 주민들은 ‘테마음악이 흐르는-나의 삶을 낭독하다’를 통해 문학, 음악, 공연이 연계된 교육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책 제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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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퇴촌토마토축제 13~16일 개최 광주시 퇴촌면의 토마토들이 축제를 기다리며 강렬한 햇살아래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광주시 퇴촌면 농가들은 6월 ‘퇴촌토마토축제’를 기다리며 수확을 준비하는 중이다. 광주시는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 동안 ‘제17회 퇴촌 토마토축제’를 퇴촌면 공설운동장(퇴촌면 광동리 530번지)에서 개최한다. 올해 17회째를 맞는 퇴촌 토마토축제는 관광객과 주민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특산품 판매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발전을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 축제는 토마토 풀장, 토마토 터널 등 매년 독특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 경기도를 대표하는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퇴촌토마토 유근창 축제위원장은 “지난 축제에 보내주신 성원에 힘입어 올해에도 토마토를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무엇보다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라며 아울러 토마토를 재배하는 지역 농가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시민의 아이디어로 정한 축제 주제 퇴촌 토마토축제는 축제 주제 공모로 시작했다. 당선작은 ‘퇴촌…
“앞내에 물이 주니 천렵을 하여보세/ 해 길고 잔풍(殘風)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벽계수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수단화(水丹花) 늦은 꽃은 봄빛이 남았구나/ 촉고[數儉]를 둘러치고/ 은린옥척(銀鱗玉尺) 후려내어/ 반석(磐石)에 노구 걸고 /솟구쳐 끓여내니/ 팔진미(八珍味) 오후청(五候鯖)을 이 맛과 바꿀소냐.” 농가월령가 4월령에 ‘천렵’을 운치 있게 노래한 내용이다. 이처럼 천렵은 계곡이나 물가에서 얻은 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끓여서 술과 함께 먹으며 지인끼리 모임을 갖는 우리의 세시 풍속 중 하나다. 물놀이의 성격을 지녀 주로 여름에 더위를 피하고자 행해졌다. 삼복 중에 냇물이나 강가에서 헤엄도 치고 그물을 던져 고기도 잡고, 그 잡은 고기를 솥에 넣고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기는 것이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여름 피서법인 셈이다. 그리고 ‘즉석요리’의 맛을 포함해 계곡과 강이 어우러진 풍경의 운치가 있어 이를 예찬한 시도 여러 수 전해져온다. 조선 중기 문신 최명길(崔鳴吉)의 시도 그 중 하나다. “그물이 맑은 못에서 나오니/ 저물 무렵 물가에서 나오는 웃음소리/ 날릴 때 큰 구멍 뚫고 올라오니/ 바야흐로 버들가지가 푸르른 계절이다/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