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일부 의원의 ‘20대 발언 논란’과 관련해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의 사죄는 최근 여권에 대한 20대 지지율 하락을 ‘전 정부 교육 탓’으로 돌린 설훈 최고위원 등의 발언 때문에 나왔다. 그만큼 민주당 일부 의원의 발언이 국민을 자극했다는 뜻이다. 설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언론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대한 20대 지지율 하락이 '20대가 전 정부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탓'도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촉발했다. 그의 발언은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네 탓’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해온 야당의 주장을 일축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적절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 급락은 기회의 불균등, 공정의 훼손, 기득권 장벽에 따른 고용절벽 등에 기인하는데 ‘교육 탓’이라고 엉뚱한 진단을 내놨다는 점에서다. 지난달 28일 청년층을 겨냥해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하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라’고 한 김현철 당시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발언이 나온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청년층이 더욱 분노했다. 파문이 일자 설 최고위원은 ‘발언…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곳곳에서는 3·1운동 관련 행사도 많이 진행된다. 3월 1일이 되면 유난히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생각난다. 그래서 오늘은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기로 하자. 천안 독립기념관은 국민의 성금을 모아 건립된 기념관으로 1987년 8월 15일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개관 당시 쏟아지는 소나기 속에서도 하루 20만~3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전 국민의 관심은 뜨거웠다. 당시의 뜨거웠던 관심에 비하면 요즘 독립기념관과 독립운동가에 대한 관심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느껴진다. 독립기념관은 동양 최대의 건물인 겨레의 집과 7개의 전시관, 그리고 야외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천안 독립기념관이 조금 더 의미 있는 이유는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문에서 겨레의 탑을 지나 왼쪽으로 오르면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을 만날 수 있다. 보통의 관람동선을 따르면 자칫 놓치기 쉬운 장소이기도 하다. 조선총독부 건물은 일제강점기 서울 경복궁의 많은 전각들을 철거하고 경복궁의 법전인 근정전을 가로막으면서 지어진 건물로 광복 이후에도 미군정 청사와 대한민국
세월이 흐르는데 경계가 있던가, 나이를 먹는데 티가 나던가. 가을인가 하였더니 겨울이 깊어가고, 청년 시절인가 하였더니 어느새 중년으로 들어선 것을 느낄 때 사람들은 세월이 무상타 한탄한다. 자연은 입도 벙긋 안 했건만, 인위적으로 해가 떠서 지는 것에 숫자를 매겨 하루라 칭하고, 하루하루를 묶어서 달이라 해 놓고는 날과 달이 빨리 간다며 가슴 태우고 있다. 12개월 중 2월은 애련한 느낌이다. 1월은 새로운 해가 시작되기에 마음이 들뜬다. 새 희망에 부풀어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각오가 대단하다. 하지만 2월은 있는 둥 마는 둥 갈잎 스치는 바람 같아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른 달에는 다 있는 30일을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해 왜소하고 허약하게 느껴져서 가련하기 그지없다. 2월은 끝자리 새끼돼지 꼴로 다른 달에 밀려있는 기분으로 왔는가 하는 사이에 벌써 지나가서 징검다리 넘는 격이다. 그에 비해 3월은 어떠한가? 천상에 오르는 아지랑이를 떠올리며 생각만으로도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2월이 떠나기 무섭게 도사리고 있던 봄이 우렁차게 북을 울리며 등장하지 않던가. 3월은 개선장군인 듯 온갖 환영을 받으며 찬란하게 나타난다. 3월은 사람뿐만 아니라 만물의 환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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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아 온 한 여자가 있어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예수에 소문을 듣고… 그의 옷에 손을 대니… 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미르매… 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마가복음 5장 25∼34절)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10:17절)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라”(히11:1절)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1:17절) 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이 믿음은 생명을 살리며, 우리에 삶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 삶이 믿음이 없다면 항상 불안하고 낙심과 좌절가운데서 일어서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12년동안 혈루증에 시달린 한 여인이 나옵니다. 치료를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무런 효험이 없고 오히려 병이 중하게 됐습니다. 도리어 모든 것을 잃었다는 우울감에 젖어…
강렬하고 꼬불꼬불한 선들의 배경 위로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한 인물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바로 이 작품 ‘절규’이다. 절규와 절규를 그린 작가 뭉크라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든지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이미지와 함께 음산하고 소름끼치는 기분을 떨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들이 이야기해주듯이 그의 인생은 병약함과 가족들의 죽음으로 점철돼 있다. 유년 시절 어머니가 병으로 죽었고, 그 충격으로 누이도 정신병을 앓다 죽었다. 그의 건강도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일생동안 잦은 병치레를 했다. 그런 그의 불행들은 작품들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그의 작품들은 침대 위에 스러져 있는 여인, 병든 소녀, 권총을 든 사람,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사람 등으로 가득하다. 이 병약한 화가에게는 정신병으로 고통 받다가 37세에 죽은 고흐나, 독감으로 죽은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따라 28세에 생을 마감한 에곤 실레와 같이 비명(非命)이 어울릴 법도 한데, (화가에게는 외람된 말이지만) 놀랍게도 뭉크는 80세까지 살았던, 그 시절에는 보기 드물게 장수했던 화가였다. 어쩌면 화가라는 천직이 그의 내면에 쌓여있던 끔찍한 불행과 고통을 달래 주었는지도…
과학사박물관에서 /윤석산 과학사박물관에 오니 다이아몬드가 결코 인간의 소유가 아님을 알겠구나. 더더욱 부호만의 소유가 아님을 알겠구나. 지구의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지층 어딘가에 숨겨진 채 인간의 어떤 탐욕으로도 정제될 수 없는 반짝임만으로, 살아 있는 과학사박물관에 와서 비로소 보석들이 보석이 아닌, 결코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다만 스스로 빛 발하는 그 자신임을 본다. - 윤석산 시집 ‘절개지’ 중에서 우리는 착각하고 있다. 재력가나 권력자가 되면 혹은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아이돌처럼 대중의 인기를 받으면 빛이 날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 착각은 깊어져서 외모도 성형으로 정제(?)하면 빛이 날 것으로 속고만 있다. 착각이 기만이 되고 그 기만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이아몬드가 본래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면서 다만 스스로 빛 발하는 그 자신이듯, 본래의 ‘나’로 돌아와, 우리도 스스로 빛을 발하는 우리 자신으로 살 수는 없는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다 할지라도./김명철 시인…
북한 김정은위원장을 태운 전용 열차가 23일 오후 평양역을 출발해 베트남 하노이를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쯤 하노이로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4천500㎞이고 기차로 60여 시간 걸린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열차 행군’이자 빅이벤트다.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를 높일 만하다. 김 위원장은 이번 대장정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다시 천명하는 동시에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 개혁개방 성공사례에 큰 관심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경제를 개발하겠다는 강력한 의사 표시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및 경제개발 의지가 가시적인 결실을 보려면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하노이에서는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마라톤 협상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3일 사흘째 협상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이례적으로 ‘엄지척’을 했다. 막바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청신호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내 아이들이 핵을 이고 평생 살아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앤드루 김 전 미국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의 전언이 눈에 띈다. 특히 김 전 센터장은 미국의 상응조치로 북
우리나라 가계 빚 증가폭이 지난 2014년(66조2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계 빚 증가규모는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역대 4분기 중 10년 만에 가장 적은 폭으로 증가했다. 분기별로 보면 가계 빚 증가율은 2017년 4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1%로 떨어진 이후 지난해 1분기 8%, 2분기 7.5%, 3분기 6.7%, 4분기 5.8%로 지속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은 2014년 2분기(5.7%)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금융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급등기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밝힌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가계빚은 사상 처음으로 1천53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중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신용 잔액은 1천534조6천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3조8천억원이나 증가했다. 비록 가계 빚 증가폭은 감소했지만 가계 빚은 매년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중이다. 지난 2013년에 1천조 원을 넘어섰는데 6년여 만에 500여조 원이 더 증가했다. 게다가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가계대출을
지식인(知識人)의 사전적 의미는 지식을 토대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일컬고 지성인(知性人)은 높은 지식과 지능을 갖춘 사람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 의미가 주는 것은 전혀 다르게 여겨진다.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지식은 배워서 알고 있는 것이고 지성은 배운 것을 양심에 따라 언행 한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지성인은 항상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위기의 상황으로 파악한다. 그 위기의 실체를 직시하고 그것으로부터 초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과 에너지를 축척한다. 현실을 가로막고 있는 기성의 관성들을 뚫고 보다 높은 차원으로 날아오르려고 한다. 아울러 기성의 관성이나 가치관에 안주하게 되면 그것은 지성인으로서의 자리를 스스로 포기하기 마련이다. 현실과 이상 속에 지성인의 고뇌는 숙명적인 것일 수도 있다. 현실과 이상의 경계는 실리와 명문의 잣대를 두고 나눌 수 도 있다. 그러나 고뇌 하지 않는 지성은 존재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기도 하다. 현실이란 무엇인가, 현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총체적인 집합인 것이다. 우리는 현실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현실이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현실만이 중요하고 다른 것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