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두 인물이 전하는 인간의 존엄과 사랑…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마누엘 푸익(1932~1990)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1997년 왕가위 감독의 영화 ‘해피투게더’로 잘 알려져 있으며 1976년 소설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1983년 희곡으로 만들어졌으며, 1993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돼 토니어워즈 베스트 뮤지컬상을 받았다. 주인공은 냉철한 반정부주의자 정치사상범 ‘발렌틴’과 자신을 여자라고 생각하는 남자 ‘몰리나’다. 둘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빌라 데보토 감옥에 갇혀 있는데, ‘발렌틴’은 정치, 사상, 이념에는 관심이 없고 소극적이고 현실도피적인 ‘몰리나’를 적대시한다. ‘몰리나’ 역시 차갑고 이성적이며 냉혈한 같은 ‘발렌틴’을 이해할 수 없다. 둘은 따분한 감옥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영화 얘기로 시간을 보낸다. ‘발렌틴’은 ‘몰리나’의 영화 얘기에 언짢아하지만 점점 그 이야기에 빠져든다. ‘발렌틴’은 ‘몰리나’가 좋아하는 죽을 챙겨주고 ‘몰리나’는 배가 아픈 ‘발렌틴’을 간호한다.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된 두 사람은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사랑하게 된다. 1976년 출간 당시 정치사상범 얘기를 다루고 있어 모국인 아르헨티나에서 판매 금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