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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앞에 교통경찰관 안전 '빨간불'

"달리는 시한폭탄 '음주운전차량' 앞에 교통경찰관 안전은 빨간불"
멋진 정복과 교통질서를 바로잡는다는 사명감으로 인기가 높았던 교통경찰관이 툭하면 음주와 과속.난폭운전차량에 다치거나 숨져 3D 보직,기피부서가 되고 있다.
8일 오전 10시께 화성시 태안읍 반정리 소재 효원 장례식장.
지난 7일 밤 음주단속 도중 순직한 김태경(35)경장의 부인 이선희(32)씨를 비롯한 유가족 10여명은 김 경장의 영정를 바라보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씨는 "사고 당일 얼굴도 못 보고 전화로 출근한다는 남편의 연락이 마지막이었다"며 통곡하다 끝내 혼절하고 말았다.
뇌졸증을 앓고 있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며 아들의 빈소를 지키는 김 경장의 아버지는 아들의 영정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망연자실했다.
아빠가 다시는 곁에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하는 딸 민정(7)이와 아들 민준(6)이는 또래 사촌들과 공기 놀이를 하며 아빠의 빈소를 뛰어 다녀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수원남부경찰서 교통과 동료인 김모 순경은 "김 경장의 사고소식을 들었을 때 현실이 아니라 꿈이라고 생각했다"며 "김 경장은 평소 근무시간보다 먼저 출근해 업무를 준비하는 등 성실하고 모범적이며 유능한 경찰이었다"고 김 경장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음주단속 도중 순직=7일 오후 10시께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수원여대 인근 편도 3차로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벌이던 김 경장은 김모(44)씨의 싼타페 승용차를 세우고 음주측정기를 통해 김씨의 음주를 확인하기 위해 하차를 요구했다.
하지만 운전자 김씨는 그대로 달아났고 김 경장은 도주를 막으려다 운전석 창문에 오른 팔이 끼인 채 차량에 매달려 끌려갔다.
운전자 김씨는 시속 100㎞가량으로 급히 내달리다 1.6㎞ 떨어진 화성시 봉담읍 국순당 앞길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고 뒤따르던 택시 및 승용차와 연달아 부딪힌 뒤 길가에 멈춰섰고 김 경장은 사고충격으로 인도쪽으로 튕겨나가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조사에서 운전자 김씨는 "수원여대 인근 식당에서 소주 1병을 마셨는데 경찰이 음주단속을 해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운전자 김씨는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2차례 적발됐다.
하지만 그는 벌금을 내지 않고 수배된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일을 저질렀다.
경찰은 운전자 김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긴급 체포했고 김씨가 사고로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어 호흡측정이 불가하다고 판단, 중앙병원에서 채혈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을 의뢰했다.
한편 김 경장의 장례는 9일 오전 10시 수원남부경찰서장(葬)으로 경찰서 앞마당에서 치러지며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한 뒤 대전 국립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살려달라'는 단속 의경 매단채 도주=인천 계양경찰서는 지난 10월26일 음주단속을 벌이던 의경을 승용차에 매단 채 도주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김모(46)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0월24일 오전 1시40분께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일대 도로에서 음주 단속을 거부하고 이를 제지하던 고모(22) 의경을 차에 매단 채 시속 90km로 500여m를 도주,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무면허로 혈중 알코올 농도 0.08% 상태에서 아내의 승용차를 몰다 음주 단속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점과 대책=경찰 관계자는 "사실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일이었다"며 "음주운전을 해도 삼진아웃제도때문에 2번까지는 구속되지 않아 달리는 시한폭탄인 '음주차량'에 교통경찰관은 목숨을 걸고 단속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음주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침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런 일은 언제 어디서 다시 발생할 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수원남부경찰서 교통과 관계자는 "이번 김 경장의 사고를 지켜본 동료들 가운데 내년초에 있을 인사에서 부서이동을 신청하겠다고 말한 이들이 2명이나 된다"며 "더이상 교통경찰관은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기피의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경기도내에서 공무수행중 순직한 경찰관은 성남서 1명, 파주서 1명, 수원남부서 1명 등 총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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