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편의는 안중에도 없나"
최근 기업체들이 고객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080 무료전화' 설치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민원.상담을 해결해야 하는 경기도내 31개 시.군 및 공기업들이 대부분 무료전화를 설치하지 않아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잘못된 행정 등으로 인한 피해 구제와 민원 상담을 위해 시.군청 민원실, 공기업 고객상담실 등에 전화를 걸 때 장시간 통화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무료전화가 설치되지 않아 전화요금이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며 '행정기관 및 공기업은 시민의 편의를 먼저 생각하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모(28.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씨는 얼마전 자신의 집앞에 불법 주.정차가 만연해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수원시청 민원실에 전화를 걸었지만 '080 무료전화'가 설치돼 있지 않아 할 수 없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야만 했다.
서씨는 "시에 잘못된 것을 시정해 달라고 전화를 할 때도 자신이 요금을 부담하며 전화를 걸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일반 기업체들도 고객의 편의를 제공한다며 문의나 항의가 있을 경우 설치된 '080 무료전화'를 이용하게끔 되어 있는데 행정기관인 시청에 무료전화가 설치되지 않은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15일 도내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수원시, 성남시, 화성시 등 도내 대부분의 지자체는 시민들이 민원.상담을 위해 전화를 걸 경우 수신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080 무료전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관광공사, 경기도 문화재단 등 도 산하 기관들도 시민 편의를 위한 무료전화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화성시 정보통신과 관계자는 "'080 무료전화'가 설치되면 시민들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예산문제와 전용회선 사용 문제 등으로 민원 및 상담을 원하는 시민들의 전화요금을 대신 내주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체들은 고객과의 유대 관계 등을 생각해 자사부담으로 무료전화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일선 지자체는 담당업무도 많고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주민 편의를 위해 무료전화를 설치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수원,성남시 관계자는 "무료전화 설치와 관련해 정부나 도에서 내려온 지침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설치를 검토해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설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도 아직까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