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엄예현
출판사 : 청어람 주니어
142쪽. 8천원
"어떤 흔적도 없이 흰 눈이 소복히 쌓인 길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것처럼 설레이고 떨려요!"
엄예현(42·사진) 동화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5편의 단편동화를 엮은 '날아라, 멸치' 동화모음집을 내놓으며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동화 속 꿈과 희망,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듯한 엄 작가는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다.
지난 1995년 마로니에전국여성백일장 아동문학 부문 장원, 월간 '아동문예'에서 작품 '아버지의 동창회'로 신인상을 거머졌었다.
더 나은 작품을 위해 작업한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데뷔 10여년만에 '첫 책'을 내놓은 것은 분명 늦은 편이다.
이에 대해 그녀는 "글쓰기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는 것도 좋겠지만 천천히 걸으며 주위 것을 내 것으로 소화하는 기간이 필요했다"고 덧붙인다.
'느림의 미학'을 바탕으로 작가적 관점에서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그의 작품을 완성시킨 것은 우리시대 '어머니'의 마음인 듯 하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아들을 포함해 3명의 자녀를 둔 그녀의 글에서 '엄마'의 마음이 묻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아이 셋을 키우다보니 동화의 소재는 널려 있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 그에게서 진한 가족 사랑이 드러난다.
가족에게서 혹은 자신과 같은 입장의 주부들에게서 얻은 소재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번 책에는 '날아라, 멸치'를 비롯해 '옥수수 만세', '나는 내가 좋아요', '콩나물에도 귀가 있어요', '요랬다조랬다 할머니'가 담겨 있다.
'옥수수 만세'는 서울에서 공부하던 정우가 방학을 맞아 시골의 외할아버직댁에 놀러가 벌어진 이틀간의 짧은 이야기다.
게임기를 손에 들고 인터넷 게임방에 가고픈 정우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픈 어머니를 위해 정우의 할아버지 농사 일을 도우며 생계를 유지하는 석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이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우정을 나누게 되는 에피소드가 소박하게 펼쳐진다.
이 단편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될 지 알려주지는 않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가깝게 지낼 것이라는 것을 독자에게 예상케 한다.
이 외에도 그의 단편들은 특별한 교훈을 강요하거나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쓰여지기는 했지만, 어른들에게도 추천할 만큼 매력을 갖고 있다.
어른들에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한편, 자녀 교육 등에 대한 노하우를 익힐 수 있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
그는 "고무줄 바지처럼 편하고 많은 생각과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는 동화를 쓰고 싶다"며 "마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계속 아름답고 의미있는 글을 쓰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사람 냄새 묻어나는 그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사랑을 안겨주기를 기대해본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