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몽골을 국빈방문 중에 동포간담회에서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면서 “한국전쟁 등 본질적 정당성의 문제가 아닌 다른 제도적·물질적 지원, 이런 것을 조건없이 하려 한다”고 한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핵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대북 금융제재 등 미국의 ‘북한 옥죄기’가 전방위적으로 강화되고 있고, 북한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의 논란거리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충분히 집중조명을 받을 만하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노 대통령이 미국과 선을 긋겠다는 반발심리를 표출한 것이라고 풀이하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하고 주변 국가들과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김 전 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 주면 저도 슬그머니 할 수도 있고…”라고 한 노 대통령의 발언 대목은 6월 방북이 예정돼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활용해 북한에 ‘미국의 대북정책과는 다를 수 있는 성격의 비공식 보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 표시로 해석된다.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로 인해 거의 모든 외국은행 거래가 끊긴 가운데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부쩍 심화되고 있다. 중국은 이 기회에 미국의 대북 영향력을 차단하고 북·중 경제관계를 더욱 밀착시키기 위해 대북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그 양상도 소비재 공급에서 석유, 지하자원 공동개발과 항만시설, 국가기간시설 투자로 확대하고 있다.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한반도 상황에서 한국이 선택해야 할 대북정책은 한·미 공조의 바탕 위에서 ‘때리는 미국 시어머니’ 효과를 십분 활용, 매맞는 북한을 끌어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비정부 라인을 앞세워 ‘미국 등에는 공식적으로 말 할 수 없는 비공식 보따리’를 에둘러 제공하는 등 ‘많은 것을 슬그머니 양보하는’ 큰누이 역할을 자임하는 것이다.
이를 ‘친북반미’로 몰아붙이거나 한·미 공조의 틀을 깨는 ‘미국과 선을 긋는 반발심리의 표출’ 쯤으로 단정하는 것은 단견이다. 때로는 짐짓 에둘러 가는 시늉을 북측에 보여줄 필요도 있다. 노 대통령의 ‘미국과 선긋기’에 나선 듯한 ‘대북 양보’ 시사가 교착상태에 빠진 대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전략적 포석으로 역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