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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의 ‘통일론’ 적절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6월말 재방북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통일문제를 협의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지금이 과연 ‘통일’을 논의할 때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느낌이 없지 않다. 통일논의에 앞서 풀어야 할 주제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단계에서 통일논의를 꺼내는 것은 그보다 더 화급한 문제들을 뒷전으로 돌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북한은 지금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와 함께 ‘체제 변환’의 압박까지 받고 있다. 국제사회의 이같은 ‘반북(反北)’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민족 공조’와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에 “많은 양보와 제도적 물질적 지원”을 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고, 통일부 장관도 “명분만 있으면 1조2천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을 다 쓸 수 있다”고까지 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지난 4월 평양 장관급회담에서 요청한 무려 8천12억원에 상당하는 쌀 50만t과 450억원어치의 비료 10만t을 또다시 지원해주기로 했고, 19일 남북 경추위(경제협력추진위)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요청한 신발·옷감·비누 등 원자재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역사(驛舍) 건축의 마무리와 개성역 배수로 공사에 필요한 50억원 상당의 자재도 남북철도 시험운행과 때를 맞춰 지원하기로 했고, 500억원 상당에 이르는 동해선 북측 출입사무소 건설도 북측 요청에 따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북한은 실무접촉을 통해 분(分) 단위의 세부일정까지 합의한 남북철도 시험운행마저도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뒤집어 버렸다. 식량과 비료는 물론 신발과 비누까지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 남측의 뒤통수를 또다시 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측과 통일논의를 하겠다는 것은 의욕을 지나치게 앞세워 서두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우리 헌법(제4조)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의 기본질서에 입각한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연합제’ 구상은 헌법에 기초하기보다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자칫 큰 논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통일논의’는 국가의 운명과 안위가 걸린 문제다. 김 전 대통령의 통일에 대한 충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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