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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로 포장돼 왜곡되는 이름뿐인 학부모들의 학교교육 참여

어느 한 신문에서 초등학교 급식당번제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어머니 급식당번 폐지를 위한 모임’의 집회 소식이었다. 어머니들은 이날 열린 집회에서 학교급식도우미로 학부모를 강제 동원하고 있는 것을 전면 폐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같은 진정을 기각한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 항의차원이기도 했다.
이 광경을 보며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다행히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강제동원 급식당번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여전히`도우미'라는 용어의 자원봉사 요구는 남아있다.
올 학기초 2학년이 된 딸아이와 같은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둘째아이가 각각 세 장 씩의 신청서를 나에게 내밀었다.
하나는 급식도우미, 또 하나는 녹색어머니회, 그리고 도서도우미를 요청하는 통지문이었다.
병설유치원은 학교와 거의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똑같은 신청서가 두 장씩 배달된 것인데 통지를 받아본 입장에서 그 부담은 적지 않았다. 결국 며칠 후 자원봉사 신청서란에 동그라미를 그려 제출했다. 그래도 학교측에서 의사를 물어주니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 어린 저학년과 유치원생들의 교실 청소는 엄마들의 일로 자리잡은지 오래됐다. 자율성이 있긴 하지만 내가 안하면 다른 사람이 그 몫을 담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봉사에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욱이 전업주부는 더 그렇다.
학교 급식과 교실청소를 학부모에게 떠넘기는 일은 해당 부모들에게 부담과 고통이다.
또한 전업주부와 직장에 나가는 엄마간에 묘한 갈등도 있다. 특히 엄마가 학교에 오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많은 상처를 준다. 편부 편모슬하의 아이들이나 장애부모의 아이들이 받게되는 소외감은 더 할 것이다.
학부모들의 학교교육 참여는 이름뿐인‘자원봉사’로 포장돼 왜곡되고 있다.
물론 부모들도 학교와 멀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일부 엄마들이 급식이나 청소당번을 핑계 삼아 선생님과의 자연스런 면담을 기대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바람직한 교육을 위해선 학교측과 학부모의 신뢰적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학부모를 지속적인 잉여노동력으로 취급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부모들은 이젠 교육문제를 두고 함께 상의하는 자리에서 선생님과 만나고 싶다. 고무장갑 대신 대화의 도구를 갖고 학교에 가고 싶다.
학교 교문을 즐거운 마음으로 왕래하는 날이 오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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