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알람시계, 자명종 시계, 휴대폰 벨소리, 터질듯한 텔레비전 소리.
‘이게 웬 날벼락이야’라고 느껴지면 이른 아침 나의 실눈이 겨우 떠진다.
아침 6시다.
TV에서 간혹 경찰관 관련 뉴스거리라도 들리는 날이면 그 무겁던 눈꺼풀이 신기하게도 번쩍 뜨여진다.
얼마전부터 음주운전 경찰관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휘둥그래지고 졸음이 싹 사라진다.
졸린눈을 비비면서 욕실로 들어가 엉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망가져있던 내 얼굴을 남편이 알아 채기 전에 재빨리 단장을 시키고, 어제 저녁 미뤄두었던 설겆이를 시작으로 나의 아침이 시작된다.
남편을 출근시키고, 이제 남은 두 남자와의 전쟁을 한 바탕 치러야한다.
제한시간 30분이다.
요즘 나머지 공부를 종종 한다는 담임선생님의 얘기가 불현듯 생각이 나서 잠들어 있는 큰아들 녀석을 흔들어 깨우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아이에게 숙제는 했는지, 준비물은 빠짐없이 챙겼는지, 실내화 가방은 가지고 왔는지 다그치기 시작한다.
그동안 아이에 대한 무관심을 반성하기 보다는 현재의 다급함을 모면해 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아빠를 꼭 빼닮아 부모한테 대꾸 한 번 하지 않고 시키는대로 따라주는 어린 아들녀석의 모습이 안쓰럽지만 애써 모르는 척한다.
두 아이를 겨우 잠에서 깨워 씻기고 입혀 식탁앞에 던져놓고는 밥먹기를 강요한다.
그래도 엄마 눈치를 보면서 꾸역꾸역 먹어주는 두 녀석이 이쁘기만 하다.
이쯤되면 난 온 몸에 식은땀이 흐른다.
‘이제 끝’ 이라는 안도감과 조바심에서다.
아침전쟁의 잔해가 이곳저곳 널부러져 있는 전쟁터를 아무도 모르게 꼭꼭 잠궈두고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가족’이라는 것을 내가 선택하고 10년동안 소중하게 일궈 온 것처럼 나에겐 또다른 내 삶의 현장이 있다.
내 가족으로 인해 내가 아침마다 땀흘리고 때론 짜증도 부리고 때론 훌쩍 떠나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가족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인 것처럼 나에게 또다는 나를 만들어주는 것이 있다.
그런 바로 경찰관이라는 나의 직업이다.
오랜 경력은 아니지만 경찰관 생활을 통해 '우리', '사회'라는 울타리를 보게되었다
또 그 안에 존재하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갈등을 접하면서 내가 어떤 형태로 존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그러한 시간들을 통해 내가 경찰관을 선택한 것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여경창설 60년을 맞이해 나의 12년 경찰생활을 돌아본다.
과연 경력에 맞는 충실한 모습을 갖추었는가를 스스로 자문해보니 너무나도 부족한 나를 발견하고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수사·형사·지구대 일선에서 야무지게 임무를 수행 해가는 후배의 모습에서 더욱 분발해야 겠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또한 선배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의 오랜세월 속의 지혜로움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욕심을 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