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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신(新)분당선 연장선

이 유 경

신분당선 연장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광교 테크노밸리 차량기지 문제가 마침내 타결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광교 테크노밸리에 영구적인 차량기지를 설치해야 한다는 건교부와, 수원 월드컵 경기장 지하에 임시 차량기지를 설치하자는 경기도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2005년말로 예정되었던 신분당선 연장 사업의 기본계획 발표가 2006년 3월로, 다시 6월로 연기되는 진통을 겪어왔었다.
신분당선 연장은 수지 지역 주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단결하여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낸 사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분당선은 원래 서울 강남에서 판교 신도시를 거쳐 분당 정자까지만 들어오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신분당선을 수지 지역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2001년부터 주민들 사이에서 일기 시작했다. 2001년은, 7만에 불과하던 수지 지역의 인구가 갑자기 10만, 15만으로 불어나기 시작한 시점이며(현재는 30만에 육박하고 있다!), 오로지 23번 국지도 하나를 이용해 서울로 출근하던 사람들이 심각한 교통체증과 맞딱드리게 된 시점이다. 2001년 9월 ‘전철유치위원회’라는 수지주민모임의 주도하에 약 3만7천 명의 서명을 받아 건교부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 신분당선 연장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2002년말 마침내 이 사업이 기획예산처의 예비타당성조사사업으로 선정되기까지 자치단체, 지역 국회의원, 그리고 2002년 9월에 발족된 ‘수지시민연대’(이하 ‘수연’)의 힘이 컸다.
하지만 2002년말의 예비타당성조사사업 선정 이후에도 신분당선 연장 사업의 길이 순조로왔던 것은 아니다. 2003년 9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통과되기까지 수연 회원들은 관계 기관에 수백 건의 사이버 민원을 제기하였고, 신분당선 연장 및 교통난 해소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본계획 예산이 1년 뒤로 미루어지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기본계획 예산이 1년간 미루어진다는 건 사업 자체가 1년간 늦추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침내 2004년말 기본계획 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05년 6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기본계획 용역이 의뢰되었다. 그리고 기본계획의 공식 발표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이번에는 경기도가 새로운 제안을 해왔다. 즉, 신분당선 연장선을 호매실 지구까지 연장할 것과, 이를 위해 광교 테크노밸리가 아닌 서수원 지역에 차량기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건교부는 공기(工期) 연장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두 기관 사이의 신경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원래 대형 국책사업에서는 예기치 못한 복병과 암초를 만나는 일이 잦다지만, 전철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며 5년동안이나 오매불망해 왔던 수지 주민들은 쌓인 분노가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던 터라 이 문제에 대해 해당 지자체도, 정치인도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오직 목타는 건 주민들뿐이었다. 이에 수연은 2006년 3월, 수지전철을 더 이상의 어떤 정치적, 경제적 논리로도 왜곡하거나 지연시키지 말라는 취지의 민원을 2만 7천여명 분의 주민 서명부와 함께 경기도에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7월 중순이면 신분당선 연장사업의 기본계획이 발표된다. 여기까지 오는 데만 5년이 넘게 걸렸다. 그동안 수연에 몸담고 있으면서 신분당선 연장선의 조기착공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일들을 떠올리노라니 두 가지 감정이 일어난다. 하나는 ‘분노’이고, 하나는 ‘보람’이다. 무엇을 향한 ‘분노’인가? 바로 무계획적인 도시개발로 인한 교통문제, 도시환경문제 등의 피해를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 안고 살게 만든 정책입안자, 관련 공무원, 개발업자 등을 향한 분노다. 아직 사람이 살지 않는 ‘판교 신도시’를 위해서는 서둘러 지하철을 유치하면서 30만의 인구가 빽빽하게 입주하도록 수지 지역에는 왜 진작 광역교통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오죽 답답했으면 주민들이 똘똘 뭉쳐서 민원 넣고, 시위하며 전철 놓아달라고 관계당국에 애원을 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람’을 느꼈다면, 주민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아 뒤늦게나마 정책 담당자들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이다.
끝으로 한 가지 감정을 더 첨가해야 겠다. 이토록 어렵게 첫단추를 꿴 신분당선 연장 사업이 앞으로는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롭게 풀려서 하루라도 빨리 지하철 타고 출퇴근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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