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동안의 큰비에 60여명이 실종 또는 사망하고 수만 명에 이르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집과 가재도구는 물론 논밭과 마을길이 물 속에 잠겨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국토의 대동맥이라는 고속도로까지 끊겼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강수량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탓도 있지만, 이같은 집중호우는 올해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게릴라성 집중호우는 한국 날씨의 특성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비’라는 기록은 해마다 경신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나라의 방제시스템은 수십년 전 홍수대책 그대로다. 정부는 2003년 태풍 ‘매미’가 전국을 할퀴고 간 후 소방방재청도 신설하고 ‘재해관리제도개선 추진계획’이라는 것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일에 혈세만 더 들어갔을 뿐 달라진 건 별로 없다.
방재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18일 당정 정책협의회를 갖고 그동안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무산되거나 진척을 보지 못한 한탄강댐, 남한강 영월댐, 함양댐 등의 건설을 재추진, 홍수조절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비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긴 하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댐 건설이 홍수 피해를 막는 유일한 대책은 아니다. 하지만 계획까지 다 세워놨던 댐이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건설되지 못하면서 결국 엄청난 재앙이 빚어졌다. 임진강 하류 경기 북부에선 지난 96,98,99년 세 해 내리 물난리가 나 230여명이 죽고 1조6천억원의 피해가 났다.
정부는 지난 99년 임진강 지류 한탄강에 댐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으나 “한탄강 상류지역이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이면 철원지역 발전에 또 하나의 족쇄가 채워진다”는 상류 철원지역 주민들과 “어름치 등 천연기념물 물고기를 보호해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딪쳐 결국 한탄강댐 문제는 7년째 표류하고 있다.
동강댐 건설 계획도 “청정지역인 동강을 자연 그대로 보전하자”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따라 지난 2000년 백지화됐고 경남 함양군의 문정댐도 비슷한 케이스다. 자연환경 보전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환경극단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