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임채정 국회의장이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국회의장 자문기구로 ‘헌법연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사를 통해 “21세기에 맞는 헌법연구가 필요하다”며 공론화에 나선 그가 개헌 논의를 더 구체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이날 임 의장은 “5년 단임 대통령제와 전국 단위 선거주기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고 국민 기본권의 내용적 보완과 국가운영체계의 개선 등을 통해 국가발전을 위해 헌법개정의 필요가 커지고 있다” 몇 개헌의 세부적인 방향까지도 제시한 것이다.
물론 대선과 맞물려 있는 현시점에서 개헌 논의는 ‘뜨거운 감자’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어떻게 논의가 전개될 지는 섣부른 예상이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임의장도 밝혔듯이 ‘학계와 시민단체, 정치권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도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논의자체를 회피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오랜 독재와의 투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현행 헌법은 1987년 당시의 역사적 산물이었다. 장기집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민들의 직접투표를 기본으로 하여 5년 단임제와 직선제를 골자로 하였던 현행 헌법의 역사인식은 여전히 계승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도적 민주주의의 완성과 내용적 민주주의의 심화, 국민의식의 성장, 한반도 정세의 변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시대적 요구, 환경권-인권-평화권 등 국민기본권에 대한 세계적 인식의 발전 등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대통령의 임기를 조정하고 중임제를 도입하는 방안, 북한지역을 대한민국의 영토로 규정하고 있는 제3조의 수정, 4.19이후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문 보완, 위헌 시비에 휘말렸던 수도에 대한 조항 등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세계 속에서 의연하게 지켜나갈 수 있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확인하고 미래 비젼과 국가운영체계와 방식, 시대적 가치와 현실적 적용 수준 등을 합의하여 헌법에 담아내는 개헌 논의는 분명 국가적 과업이다. 현실정치의 어려움을 피해가려는 정치적 꼼수나 정략적 차원에서 논의가 제기될 수도 있고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쏟아지는 많은 미사여구들 속에는 당리당략의 욕심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혼란과 사회적 낭비를 우려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변화된 시대에 맞는, 역사발전의 현실을 담아내려는 개헌 논의의 활성화를 주장한다. 우리 사회는 지난 20여 년 동안 다양한 방식의 토론문화와 합의 방식을 발전시켜 왔다. 거리에서 시위를 하면서도 투표를 하여 결과에 승복하고 날카롭게 대립하지만 결정기관들의 판단을 존중하는 성숙된 민주의식을 갖추었다. 개헌 논의를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으로 논쟁하면서 돌파해 나가기를 주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