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4 (수)

  • 맑음동두천 12.0℃
  • 맑음강릉 9.8℃
  • 맑음서울 10.8℃
  • 맑음대전 12.1℃
  • 맑음대구 13.2℃
  • 구름많음울산 11.2℃
  • 맑음광주 12.3℃
  • 맑음부산 12.8℃
  • 맑음고창 11.2℃
  • 구름많음제주 13.4℃
  • 맑음강화 9.2℃
  • 맑음보은 10.2℃
  • 맑음금산 10.7℃
  • 맑음강진군 13.4℃
  • 맑음경주시 13.1℃
  • 맑음거제 11.9℃
기상청 제공

시설과 골방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다

허윤범 경기복지시민연대 사무국장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집 밖을 나갈 수도 없고, 사회 생활을 할 수도 없고, 오히려 수용을 강요당한채 살아야 하는 이 기막힌 현실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
지역사회와의 분리정책인 시설(수용)정책을 거부하고, 동등한 인간으로서 지역사회 속에서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관심과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활동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사실 그동안의 장애인복지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오로지 시설(수용)정책 중심이었다. 그러나 시설(수용)정책은 오히려 지역사회와의 분리를 조장하고 있으며, 장애인에게 부정적 기능만을 제공할 뿐이었다. 게다가 시설비리의 문제가 일부 시설의 문제라고는 하나, 자칫 온갖 비리와 인권유린의 온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은, 활동보조인과 일반 봉사자와의 서비스는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 봉사자에 의한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 시간이 불안정하고 일시적이며, 서비스 제공행위의 주체가 봉사자가 됨으로써, 결국 중증장애인은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 될 뿐이다. 이와는 다르게 활동보조인에 의한 서비스는 중증장애인 스스로 결정한 일에 대해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행위의 주체가 중증장애인이다. 또한 봉사자의 서비스는 그 시작 자체가 봉사자의 ‘선한 마음’에 의해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봉사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활동보조인서비스는 제공받는 당사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다는 면에서 ‘자기결정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중요한 제도이다.
이러한 인간으로서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최조한의 기본적 권리인 활동보조인서비스가 올해를 기점으로 전국 각 지역의 요구에 의해 제도화되어 가고 있다. 이미 서울과 인천, 대구, 충청북도에서는 각각 3월부터 7월에 걸쳐 짧게는 10여 일부터 40여 일에 넘는 기간을 거쳐 노숙농성 진행, 한강다리를 기어서 건너는 점거투쟁, 집단삭발, 삼보일배 등의 강력한 투쟁방식을 통해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제도화하는데 성공하였다.
각 지역마다의 합의 내용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의 주요 내용으로서는 활동보조인서비스를 권리로써 인정, 조례제정을 위한 협의기구 구성, 활동보조인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 등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 및 조사위원회 구성, 활동보조인서비스 제공에 따른 기준 마련,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시급한 사람에 대해 제도화 이전에라도 예산을 확보하여 지원하겠다는 것 등이다. 한편, 지난 6월 30일에는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도 장애인단체와의 비공개 면담을 통해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수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최근에 복지사업의 지방이양으로 인한 지방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는 경기도도 자체의 욕구와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야만 한다. 그러나, 이번에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를 위한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경기도에 질의하고, 경기도가 회신한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는 중앙정부와 국회에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미룸으로써, 1000만 경기도민의 규모에 맞는 지방정부로써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함은 물론, 중앙정부의 종속적 태도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대단히 실망적인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장애인 단체 등은 오만과 무책임한 경기도의 장애인복지정책에 실망감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하였으며, 회신된 공문의 내용은 명백히 장애인의 인간으로서의 동등한 권리와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의 내용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하였다고 한다. 이후 경기지역에서의 적지 않은 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경기도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분수령의 하나가 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