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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은 DJ에게 한 수 배우라.

지난 7월 5일, 북한이 동해상을 향해서 미사일 몇 발을 발사한 이후 한반도에는 근래 보기 드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일본의 일부 극우파들은 무력 사용 가능성마저 거론하고 있는 형편이다. 덩달아 우리 정부마저 북측에 식량과 비료를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북측은 상당히 화가 나서 남측과의 모든 대화를 거부하며 금강산 출입경 사무소 건설 공사를 중단시키는가 하면, 개성공단 공동사무소의 북측 요원들을 철수시켰다.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6년 만에 남북 당국자 사이는 극도로 나빠진 상태이다.
이런 환국의 결정적인 요인은 북한의 대미 불신감과 미국의 북한 버릇 고치기가 맞물린 데 있다. 북한은 그 동안 ‘북핵 6자 회담’에서 여러 차례 미국과 마주 앉았지만 얻는게 없었다. 가까스로 9.19선언을 만들어 냈지만 미국은 중국 땅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BDA)의 장부를 가져다가 북한측의 금융거래 내역을 뒤지고 있다.
조사의 범위를 넘어 수천 만 달러를 압류했다. 북한에 대한 위폐제조, 마약거래 등의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측의 반발로 나타난 것이 미사일 발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리고 북한측은 공식적으로는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6자회담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북한과 미국이 마주 보면서 같은 철길에서 서로 죽기 살기로 기관차를 몰고 가고 있는 위기 국면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최근 열린우리당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이 달러를 위조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북한의 장부만 들여다보겠다고 한다. 이것은 선참재판(先斬裁判-먼저 목을 자르고 재판하는 것. 보통 선참후계라고 함)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미국은 북한 문제를 선 대 악의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설득하기 어렵다(여기서 미국은 부시를 두고 하는 말인 듯).”며, 미국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일부 드러냈다. 그런 이후 나타난 노대통령의 반응은 후진타오 중국주석과의 전화 대화였다. 북한측을 설득하는 길을 함께 찾아보자고 합의했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남북 간의 문제는 민족공조의 문제이다. 안보를 목표로 하는 한미공조와는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런데, 노대통령은 민족공조 의식만은 김대중 전대통령보다 미약하다는 느낌이다. DJ는 평생을 남북 분단문제로 고민하며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대통령 재임 중에는 미국의 대통령도 민주당의 클린턴이어서 비교적 대화하기가 좋았다는 점도 있지만 클린턴을 끈질기게 설득한 점도 있다.
그 결과로 2000년 6월 평양에 들어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역사적인 남북공동 선언을 발표할 수 있었다. 이 선언 이후, 남북 간에는 분단 이래 처음으로 민족의 공존공영을 추구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노무현정부가 DJ의 햇볕정책을 계승한 것은 사실이나 발전시킨 것은 유감스럽게도 찾아보기 어렵다. 남북 간에 새롭게 시작한 일이 무엇이 있나.
노대통령이 지금 남북 경색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라면 할 일은 너무 많다. 오는 9월 미국을 방문, 부시대통령과 한미정상 회담을 갖는다고 한다. 한반도의 사태는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경쟁적으로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노대통령이 일본과는 ‘한번 붙자’고 했으니 말로는 통하지 않을 것 같고, 설득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부시지만 정상회담을 앞두고라도 전화를 걸어서 ‘우리의 처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좀 하면 친구(?) 간에 결례일가. 또 중요한 인물이 한 분 더 있다. DJ를 만나는 일이다. 그 분은 지난 6월 말, 평양을 방문하려다 북한측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연기한 사실이 있다.
지금 그 분을 평양에 파견해서 무슨 소득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그 분과 대좌하여 지혜를 얻는 일이다. 옛날 왕조시절에도 국왕은 나라가 어려움에 직면하면 전임 영상들을 불러 국사를 의논했다. 하물며 한 분은 햇볕정책의 창안자이고, 다른 한 분은 그 정책의 계승자 입장인데 두 분이 만나서 나누지 못할 남북 문제가 어디 있겠나 하는 생각이다. 참으로 답답하다.
또 노대통령은 통 큰 정치를 한번 보여줄 때이다. 북한측에 식량과 비료를 보내주는 일이다. 식량을 보내지 않은 것은 이 정부의 부족한 민족공조 의식의 발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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