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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유경 수지시민연대 대표

NGO 활동가의 정의를 내려보라고 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머리로 계산하는 속도보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속도가 조금 더 빠른 사람’이라고. 그 뜨거운 가슴이 그래도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덥혀주었노라고 감히 부언하면서.
머릿속 계산이 절대적으로 빠른 사람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 NGO 활동이다. NGO 활동은 이렇게 계산해 보고 저렇게 계산해 봐도 수지 맞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귀중한 시간, 정력, 아이디어, 심지어 주머니돈까지 털어넣어 가면서 일해봐야 도대체 나에게 돌아올 경제적 이익이 별로 없다는 계산이 바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NGO 활동이 머릿속 계산 없이 할 수 있는 일 또한 절대로 아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하고, 대처방안, 대안 또한 치밀하게 모색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분석이나 모색, 즉 계산을 하게 만드는 추동력이 바로 뜨거운 가슴 혹은 정의감, 공익적 가치관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의 명석한 두뇌가 회전할 방향이 이미 결정되어버리고 만다.
‘녹지를 보전하자, 주거환경을 개선하자, 교통난을 해소하자, 교육을 바꾸자, 하천을 살리자….’
이런 목표와 열정을 갖고 나름대로 열심히 뛰는데 어디선가 이런 비아냥 소리가 들려올 때가 있다.
‘당신, ××당과 친하지? 그러니까 당신들 NGO도 ××당 편 아냐?’
‘다음 선거에 나오려고 열심히 경력쌓기 하고 있군’
NGO 활동을 통해 충분히 검증된 인물이 정계에 진출하여 시민사회의 입장을 대변하게 되는 일을 굳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익적인 가치관을 실천하고자 했던 NGO 활동가로서의 순수성 마저 정치 논리로 예단해 버린다면 이는 너무 억울한 일 아닌가?
그리고 지역 NGO의 경우는 재정적 자립의 문제가 매우 커다란 숙제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회비 혹은 후원금만으로도 재정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일이 생각처럼 그리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회원 혹은 시민들은 NGO 활동의 성과물만을 손쉽게 얻어가려는 무임승차자로서의 속성을 갖고 있다.
내가 속해 있는 NGO의 경우도, 회원들의 회비와 사이트 배너 광고비가 수입의 전부인데, 상근자를 두기는 커녕 사무실과 사이트 서버 유지비를 충당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 재정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수익사업이라도 할라치면, 본연의 일은 망각한 채 돈독이 올랐다고 비난할 것이고,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을 신청할라치면 어용 NGO의 길을 가려 한다고 비난할 것이다.
이런 무임승차자들일수록 NGO 활동의 성과물이 조금이라도 미흡하다고 여기면 NGO 활동가에게 가차없이 비난의 화살을 쏟아붓는다.
더 심한 경우는 활동을 제대로 못했으니 그만 물러나라고 한다.
그럴 땐 차라리 물러나라는 말이 고마울 정도로 당장 다 때려치고 싶어진다.정의롭지 못한 사회현상과 싸워가며 제 아무리 맷집을 다진 NGO 활동가라도 이 정도의 무례하고 대책 없는 말을 듣게 되면, 그야말로 NGO 활동의 전부였던 열정과 의욕이 싸늘히 식어버린다.
진정한 의미의 비판은 대상을 가장 정확하게 인식할 때만이 나올 수 있는 사유(思惟)의 액기스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불순하고 무례한 비난과 독설들이 NGO 활동가를 쓰러뜨려 버린다면, 그나마 그들의 열정과 봉사 위에 무임승차하면서 누렸던 우리들의 자그마한 이익마저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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