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예가 ‘수해골프’ 파동이었다. 당시만해도 우리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비난을 하루하루 쏟아냈었던 것 같다. 이후 한나라당 내에서 자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가 싶더니 8.15 광복절을 앞두고 광주시의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정모의원이 술에 취에 종군위안부의 아픔을 간직한 할머니들 앞에서 추태를 부렸다는 얘기가 보도됐다. 당시 사태에 대해 정모 의원은 “술은 마셨지만 취하지는 않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과연 그 말을 믿을 유권자가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지방선거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던 때 유권자들은 열린우리당의 무능에 치를 떨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 등 우여곡절 끝에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전체를 휩쓸었다. 일각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승리는 유권자들의 믿음이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렇게 힘들었으니 정권이 바뀌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좀 덜 힘들게 해달라”는 바람이었다.
이러한 유권자의 말은 지난 지방선거판을 돌아다니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었던 것 같다. 또 한나라당 후보들 역시 누구나 할 것 없이 “더 잘 살게 하겠다”는 약속을 외쳤고 유권자들은 그 말을 믿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승리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그 약속을 지켜야 할 터이지만 아직까지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유권자들의 믿음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일 뿐이었다.
정모 의원이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당시 그는 오직 당선을 간절히 바라고 결과에 불안해하던 정치 초년생이었다. 아내에 큰딸에 모든 가족이 선거운동에 동원돼 참 열심히도 선거운동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당선 이후 한나라당 경기도당에서 다시 만난 그는 변해 있었다. 보다 잘 살게 하겠다고 거리에서 목소리 높여 외치던 모습과 달리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무성한 소문을 내며 언론의 도마위에 오르내렸다.
믿음이란 한번 깨어지고 나면 그것을 회복하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그래서 과거의 선비들은 자신을 믿어주고 알아주는 은인에게 목숨으로 보답했다고도 전해진다.
비단 한나라당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선거때마다 매번 마지막이라고 여기면서 정치인들을 믿어준 유권자들의 믿음이 아직 많고도 많이 남아 있는 임기동안 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