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해변의 여인’은 송선미라는 연기자를 새롭게 주목하게 했다. 이번에도 여전히 관객은 그를 보고 웃는다. 그러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웃음이다. 극중 캐릭터가 현실에 발을 착 붙이고 있는 덕분에 그가 웃기려 하지 않았음에도 관객들이 절로 웃는 것이다.
“저희도 촬영하면서 웃긴 했지만 관객들이 그렇게 곳곳에서 웃을 줄은 몰랐어요. 등장인물 모두가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다보니 관객들이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며 웃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 영화 속 주인공들 같은 사람, 진짜 주변에 많아요. 곰곰이 돌아보세요. 웃기는 캐릭터가 얼마나 많은데요.”
‘해변의 여인’에서 송선미는 남편과의 이혼을 고민하며 친구와 해변으로 여행온 유부녀 선희를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평소 동경하던 영화감독 중래(김승우 분)를 만나 못 이기는 척 하면서 몸과 마음을 덥석 내주고, 중래와 먼저 ‘눈이 맞은’ 문숙(고현정)에게 “밥 사드릴게요. 언니라 불러도 돼요?”라며 다짜고짜 친한 척 하는 선희의 모습은 어처구니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랑스럽다. 능청과 내숭을 오가며 진심을 살짝살짝 내비치는 선희라는 인물을 송선미는 기다렸다는 듯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홍 감독님의 연기에 대한 지적은 너무 예리해서 배우들이 그 지적을 듣고 나면 더 신나게 연기하게 되요. 참 묘한 힘인데, 아무튼 선희를 연기하는 동안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어요. 인물을 다 이해하냐구요? 감독님 영화에는 아리송한 것이 많아요. 해석은 각자의 몫인 것 같아요.”
이쯤되면 그가 ‘해변의 여인’을 만난 것은 연기자로서 축복이라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송선미는 8월 세 살 연상의 미술감독 고우석 씨와 결혼했다. ‘목포는 항구다’의 김지훈 감독의 소개로 만나 2년여 교제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 후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많이 생겼어요. 사랑을 가졌으니 일에 더 매진하고 싶은 그런 욕심이죠.” 이 대목에서 그의 얼굴에 어린 환한 미소를 설명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바람이 있다면 잘 살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이 세상에 잠깐 머물렀다 가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있는 동안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어요. 제가 철이 들었나봐요.(웃음)”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