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궁합이 잘 맞는 감독과 배우가 있다. 이누도 잇신 감독과 여배우 이케와키 지즈루도 이런 ‘찰떡 궁합’의 좋은 예.
이들이 처음 만나 호흡을 맞춘 영화 ‘금발의 초원’이 한국 관객과 만난다. 두 사람이 두 번째로 함께 찍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개봉된 후 2년 만에 첫 번째 작품이 선보이게 된 것.
‘금발의 초원’은 이누도 감독의 ‘경계선 3부작’ 중 1탄. 나머지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메종 드 히미코’다.
이누도 감독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경계선, 그 선을 넘을 때 일어나는 드라마에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경계선 3부작’의 출발점이다.
그는 “남성과 여성, 국가와 국가, 서로 다른 문화와 종교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선은 억지로 지워버려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정해야 하는 존재”라고 늘 강조한다. 상이한 집단 간의 인위적인 통합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경계선을 넘으려고 할 때 소통이 가능하다고 그는 믿고 있다.
그의 경계선 3부작은 한 사람이 함께 섞이기 어려운 다른 사람의 집을 찾아가는 형식을 띤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평범한 대학생이 장애를 가진 여성의 집에, ‘메종 드 히미코’는 한 여성이 게이 요양소에 사는 게이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금발의 초원’ 역시 18살 소녀가 치매에 걸린 80세 노인의 도우미로 그의 집을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영화의 기본 얼개는 소녀와 노인의 러브 스토리.
노인을 돕는 도우미로 일하며 동생 마루오(마쓰오 마사토시)와 함께 사는 나리스(이케와키 지즈루)에게 새로운 고객이 생겼다. 지병인 심장병 때문에 평생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80세 노인 닛포리(이세야 아유무). 그는 괴팍한 성격 탓에 매번 도우미를 갈아치우는 인물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나리스를 보자 반색을 한다. 치매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자신이 20대라고 믿고 있는 닛포리는 나리스를 젊은 시절 짝사랑했던 마돈나로 착각한다.
‘금발의 초원’은 소통에 관한 이야기다. 닛포리의 청혼을 받아들이겠다는 나리스에게 친구 마키코(다다노 미아코)는 “동정으로 한 결혼이 잘될 것 같으냐?”며 말리자 나리스는 “동정과 애정이 어떻게 다른 건데. 동정으로 하는 결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누도 감독은 현실의 금기를 건드리며 “금기의 이면에는 뭐가 있을까? 한번 들여다봐라”라고 속삭인다. 현실에서는 거론조차 어색한 18살 소녀와 80세 노인의 사랑과 결혼도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이누도 감독의 힘이다.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류설아기자 r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