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박한 추리소설만큼 시간 때우기에 효과적인 책도 없을 것이다.
특히 촘촘하게 잘 짜여진 모자이크처럼 그 스토리와 캐릭터가 제대로 녹아있는 소설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에 휘말린 한 법의학자가 시체에 남은 흔적을 토대로 범인을 쫓는 과정을 그린 과학 수사 스릴러 ‘사체의 증언’은 틈을 찾을 수 없는 하나의 천 같다.
프리랜서 기자 출신의 저자는 법의인류학자인 빌 베스 박사가 세운 ‘시체 농장’에서의 교육 경험을 토대로 이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에서는 실제 법의인류학자들의 생생한 인터뷰와 자문을 통해 검시에 필요한 정보나 시체의 변화 과정 등 법의학 지식을 현실감 있게 풀어냈다.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테네시에 있는 세계 유일의 ‘시체 농장’은 실제 사람의 시체를 사용해서 시체가 부패하는 과정과 사망 추정시각을 알아내는 연구를 진행한다. 부패과정과 사망시각의 추정은 모두가 살인사건 수사에서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된다. 결국 잘 짜여진 모자이크는 현실의 ‘사실조각’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조용한 마을에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과 첫 번째 피살자의 신원을 밝힌 헌터박사의 애인이 실종되면서 사건은 더욱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사건 전개와 마지막 반전 등 장르 소설의 기본적인 구조에 충실하면서도, 친절하던 시골 마을 사람들이 잔인한 사건에 직면하자 서로를 의심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등 위기에 처했을 때 변화하는 나약한 인간상에 대한 묘사가 더 큰 매력이다.
책장은 술술~ 재미는 솔솔~
핀란드 블랙유머 소설 대가 ‘파실린나’의 자본주의 풍자 소설
■ 지은이 : 아르토 파실린나
출판사 : 노마드북스
247쪽, 9천원
‘유쾌한…’은 무인도에 불시착한 남녀 48명의 원시 공산사회 만들기가 큰 얼개다.
그 속에는 유럽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가 신랄하게 펼쳐진다. ‘기발한 자살여행’의 저자 아르토 파실린나가 이번에는 ‘기발한 유토피아’를 만들고 나선 것이다.
그는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인간들아, 당신들 지금 행복해?’라고 말이다. 핀란드 블랙유머 소설의 대가로 불리우는 저자의 명성만큼이나 책장은 쉽게 넘어가지만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회적 인식이 녹아있는 것이 매력이다.
비행기 사고로 적도 부근의 무인도에 불시착한 남자 22명과 여자 26명의 생존자들. 언어와 종교가 다른 이들은 배고픔과 무더위에 지쳐가면서 살기 위한 대책을 세운다. 각 분야별로 전문 조직체를 구성하고 모든 것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마치 원시 공산주의 체제의 형태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명세계로 나갈 것인가, 섬에서 계속 자급자족하는 유토피아적 생활을 영위해 나갈 것인가라는 고민앞에 이들은 나뉜다. 문명 찬성론자와 문명 거부론자로 나뉜 ‘유토피아’의 ‘유쾌한 죄수’들은 격렬하게 대립하다가 결국 전체 투표를 거친 끝에 섬에서 나가기로 결정한다.
작가는 문명 거부론자들이 구조거부 투쟁을 벌이고 결국 강제로 체포돼 원치않는 문명세계로 돌아가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리면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한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