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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서는 안될 내 민족의 슬픈 역사 쓰고파”

한 조선인 위안부의 파란만장 일대기 쓴 장편소설
‘검은 나비’ 펴낸 한국 국적 취득한 中 동포작가 정 호씨

 

“자신이 사랑하는 고향과 나라가 있고 부모형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운명은 누가 빚어낸 것인가요? 왜 우리 민족이 이런 비참한 운명을 지니지 않으면 안 되었을까요?”
1990년대 초 한 중국인으로부터 짤막하게 들은 조선인 위안부의 불행한 생애는 중국동포 작가 정호(58)씨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한국 국적을 올해 취득한 작가는 한국에서의 첫 작품이자 자신의 첫 소설로 ‘불쌍한 내 민족의 피눈물나는 역사의 소설화’를 택했다. 장편소설 ‘검은나비’(온북스)가 그것이다.
‘검은나비’는 한 조선인 위안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기술한 책이다. 일본군에 납치돼 위안부가 된 여인이 해방후에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을 떠돌며 문화혁명 등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다 끝내 눈을 감는다는 이야기다.
“중국대륙은 40년대 말부터 줄곧 가혹한 정치운동이 그치지 않은 나랍니다. 이런 사회환경 자체가 주인공의 운명에 불행이란 낙인을 찍을 수 밖에 없었죠.” 중국 길림성 홍강시에서 태어난 작가는 80년에 길림일보와 길림성작가협회 문학기관지 ‘장춘’에 시로 등단해 시인으로 활동했다. 북경아시아경제문화교류센터 대표를 맡기도 했던 그는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한국은 조상의 땅이자 모친의 고향, 그의 조국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또한 “일당제의 독재정권 하에서 살아보지 못한 사람은 자유와 민주가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가를 가슴으로 느낄 수 없다”며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않아 민주국가 한국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5권으로 계획한 소설은 2권까지 출간됐다. 현재 3권을 쓰고 있는 작가는 내년 설까지는 모두 탈고할 예정이란다.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판 번역을 추진 중인 ‘검은나비’는 우리 마음의 양심이란 본성을 드러내기 위해 쓴 소설이다.
“우리들이 이 위안부의 비참한 운명을 잊는다면 어느 날 우리 민족 전체가 그의 운명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의 마지막 말이 뜨끔하게 가슴에 꽂히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수요시위에 무관심했던 것처럼 역사의 아픔을 외면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김재기기자k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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