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길’은 1950년대와 1970년대를 배경으로 장터를 떠돌며 생활하는 대장장이 태석(배창호)을 통해 용서와 화해를 다룬 작품. 다음 장터로 가는 길에 20여 년간 원수처럼 지낸 친구인 득수의 딸을 만나면서 득수의 장례식을 치르러 가는 과정이 기본 얼개다. 2004년 제작된 독립영화로 그해 광주국제영화제 폐막작, CJ아시아인디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으나 2년여 만에 어렵게 일반 관객과 만나게 됐다.
배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연출과 더불어 주인공 태석을 연기했다. 그가 영화에 배우로 나선 것은 ‘개그맨’ ‘러브 스토리’ 이후 이번이 세 번째.
“어떻게 연기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배 감독은 특유의 넉넉한 웃음부터 쏟아냈다.
“제가 연기하면 감독이 원하는 바를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연기자로 나섰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감독과 배우 간의 힘든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거죠.”
배 감독은 “태석의 마음과 캐릭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제작자가 (주인공 역할을) 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감독으로서 배우인 본인에게 얼마나 엄한 감독인가를 물었다.
그는 “나를 객관화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고 답했다. 감독으로 돌아와서 모니터를 통해 스태프와 함께 연기를 분석하면서 판단한다고.
그는 연기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발성이었다고 고백했다. “다이얼로그 코치를 옆에 두고 계속 연습했다”는 그의 말에서는 ‘프로 배우’의 냄새가 풍겼다.
‘길’은 배 감독이 사투리 연기에 처음 도전했던 작품. 그는 “토속적인 정서를 표현하는데 전라도 사투리만 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투리 연기는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합니다. 찍고 나면 진이 다 빠질 지경이지요. 그래도 영화가 담고 있는 정서가 전라도 사투리와 부합하니 경상도 출생으로 경상도 말에 익숙한 저라도 배우로서 사투리를 배워야죠.”
2004년부터 건국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배 감독은 여전히 연출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있다.
“영화 ‘길’은 소재에 대한 애정이 많아 찍은 영화입니다. 제작 여건이 힘들어도 하고자 하는 테마이기 때문에 창작의 기쁨은 더 컸어요.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는 인내심과 열정이 많이 필요하죠.”
“아직도 가르치는 것보다는 영화 찍는 것이 더 익숙하다”는 배 감독은 “학생들을 통해 나를 객관화 할 수 있고 젊은 세대를 이해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통해 인생의 길 위에서 삶의 상처를 치유하고 고통을 내려놓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1950년대와 1970년대의 정서를 통해 서민 문화와 향수도 함께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지난 시절을 그린 영화들이 많은데 당시를 너무 희화화하거나 가볍게 다루는 면이 없지 않다”면서 “시대의 무게감과 깊이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영화 ‘길’은 다음달 2일 개봉된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