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난한 시골로 시집온 필리핀 여성이 힘들어도 밝고 명랑하게 사는 모습을 몇 해 전 텔레비전에서 보고 큰 감동을 받았어요. 꼭 글로 쓰고 싶었죠. 그래서 소수자로 차별을 받아도 씩씩하고 활기차게 사는 서경이를 그렸어요.”

조성자(49) 작가는 자신의 이상한 말투를 다른 아이들이 놀려도 웃어 넘기는 밝은 갈색눈의 코시안(Kosian) ‘수다쟁이 내 친구’의 주인공, 서경이의 탄생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수다쟁이 내 친구’(현암사)는 어릴 때 사투리 때문에 놀림을 받아 말수가 적어진 소극적 성격의 9살 지원이가 자신의 ‘안전담요’ 분홍토끼 대신 수다쟁이 친구와 우정을 키워간다는 저학년 성장동화다. “말수가 적어진 아이와 말이 많은 아이가 언어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거에요.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친구라는 존재감이 커져요. 유아기적인 습관과 행동을 버리고 성숙해지는 거죠. 그 얘기를 함축적으로 말하고 싶었어요.” 유아교육과를 전공한 조 작가는 아들이 다 커서도 찾던 낡은 인형을 소재로 우리사회 소수자들의 문제와 어린이들이 진정한 우정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그린 책이라고 밝혔다. 1985년 제1회 전국여성백일장 동화부문 장원 후 21년동안 25여권의 저작활동을 해온 조 작가는 이 작품에 특별한 애정이 있었다. 2002년 출간 후 아쉬움 속에 묻혀 있던 ‘분홍토끼야 안녕!’을 이번에 다시 펴내게 된 이유다. “어머니가 잠들기 전 들려주던 이야기와 독서, 어린시절을 보낸 산정호수에서 느낀 자연의 아름다움이 저작의 원천이죠.” 조 작가에게 자주 찾는 집 뒷산은 또 하나의 저작의 원천이 됐다. 용인시 수지 보정리 소실산 자락에서 이번엔 어떤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탄생할 지 궁금해진다./김재기기자 kj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