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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休~

福조리 엮고…
竹통 안마받으며…
土방에 찜질하고나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노랗고 붉은 빛깔의 물감이 온 산을 휘감았다.
한 폭의 수채화 풍경화를 보듯 아름다운 화폭 한 가운데에 황금빛 마을이 자리한다.
칠장사로 유명한 칠현산 자락에 위치한 안성 구메마을(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신대마을)의 가을 풍경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농촌생태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이 마을의 자랑거리는 수려한 자연환경 못지않은 다양한 체험코스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400년 역사를 가진 마을의 자연과 전통, 주민을 최대한 활용해 진행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복조리 만들기다.
산촌마을이기 때문에 농한기가 되면 모든 주민이 마을 뒷산에서 대나무를 잘라 복조리를 제작, 주 수입원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때문에 ‘복조리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마을 사람 모두가 어려서부터 복조리를 만드는 것을 보고 만들었기 때문에 명인이나 다름없다. 마을 특산품이기도 한 복조리를 ‘선생’의 입장에서 방문객에게 가르쳐 준다. 방문객들은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 본 내 손안의 작은 예술품,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복조리를 들고 마냥 미소 짓는다. 이 밖에도 대나무로 죽통을 만들어 안마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농촌생태체험마을을 조성하면서 지은 구들장 황토찜질방에서 복조리를 만들고 죽통으로 서로 안마해주면 어느새 반나절이 지난다.
황토로 만들어진 찜질방은 구들장에 장작을 때는 전통 방식으로 체험객들을 위한 무료 편의시설이다. 30여가구가 살고있는 마을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다락논도 인기 프로그램체험장이다. 고랑에는 풀어놓은 미꾸라지와 우렁, 장어들이 돌아다니고 가재들도 기어다닌다. 아담한 습지연못에는 백련과 수련 등이 있어 조그마한 수중정원을 보는 듯 하다. 직접 생태논에 들어가 ‘첨벙첨벙’ 몇 번이면 어느새 방문객 손에는 제법 큰 것들이 팔딱거린다.
직접 잡은 미꾸라지와 장어를 숯불에 구워먹으며 배를 채우고, 마을을 둘러싼 풍경을 돌아보며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다. 무쇠솥에 지은 밭과 토종닭 백숙도 먹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오감만족이다.
또 마을과 칠장사가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문화유산가가 직접 체험객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칠장사는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한 고찰로 혜소국사비 등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절이다. 특히 나한전은 어사 박문수가 기도를 드리고 장원급제를 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옛날에는 과거시험의 장원을 꿈꾸던 선비들이 많이 찾았고, 현재도 수험생 자녀를 둔 사람들의 공양이 잦다. 이밖에도 궁예와 임꺽정의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종교를 떠나 사찰을 둘러보며 역사를 배우고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이 마을의 자랑거리.
이외에도 숲 산책로를 따라 가족과 담소를 나눌 수 있고, 연등과 연 만들기, 농사체험 등 다른 마을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한가득이다. 또 가족 및 단체 체험단을 위해 마련한 4, 5인용 펜션 4채와 10인용 펜션 2채가 있어 숙식 고민도 덜어준다. 당일 체험(2개 프로그램 체험선택시)은 1인당 1만5천원, 1박 2일은 5만원으로 숙소와 식사제공. 중부고속도로 일죽 나들목으로 나와 칠장사 방향으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문의)031-671-4466.
인터뷰 추진위원장 전창진씨
생태자연 농촌 ‘입소문’
방문손님 늘어 ‘큰보람’


“마을 사람 모두가 자연을 그대로 살려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조금의 수익을 위해 소중한 재산을 망가뜨릴 순 없습니다.”
안성 구메마을의 전창진 추진위원장은 자연 보존에 대한 신념을 확고히 했다.
지난해 10월 완공되기까지 많은 일을 겪으면서 그 신념은 더욱 굳어진듯 하다.
조성을 시작하면서 주민들간의 내부갈등이 심화됐고, 올해 2월까지도 주민들이 프로그램 참여를 거부하는 등 ‘파업사태’가 진행됐다. 때문에 완공하고나서도 홍보는 커녕 인터넷 홈페이지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입소문으로 이곳을 방문했던 체험단이 홍보를 담당하면서 TV에도 방영되고, 재방문하는 관광객들도 점차 늘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동안의 갈등을 접고 뜻을 모아 복조리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줄이어 손님이 우리 마을을 찾고 있습니다. 부녀회 등 마을 사람들도 숙식을 제공하고 체험코스 운영을 돕고 있죠. 논과 밭이 적은 이 마을의 주수입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비교적 늦게 시작한 마을이지만 갈등의 고리가 풀리면서 차별화된 환경 조성 및 프로그램 운영이 눈부신 발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농사 투자금의 10분의 1을 줄여 생태논에 물고기를 풀었죠. 깨끗한 물에 사는 고기들을 살리기 위해 농사를 지을 때도 농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무기농 인증서도 곧 나올 예정입니다.”
전 추진위원장은 농약도 없이 농사를 짓자는 주장에 처음 반발도 있었지만 계속 강력하게 필요성을 설득하고, 방문객들의 반응을 보자 모두가 동참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우리마을은 이제 시작입니다. ‘제초제 없
는’ 마을 브랜드를 세우고 널리 알리기 위
해서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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