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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끝나는 날은 언제?

北·美 평화협정
다람쥐 쳇바퀴 돌듯
명분 공방만 되풀이
한국의 중재 필요


한국전쟁, 참으로 오래 끌고 있다.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서 젊은이들은 모두 전쟁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반도는 지금도 전쟁 상태이다. 다만 총소리가 들리지 않을 뿐이다. 즉 한반도는 정전 상태가 마냥 지속되고 있을 뿐이다. 유럽에서는 백년 전쟁도 있었다지만 동양에서는 이토록 오래 끈 전쟁은 일찍이 없었다. 그런데 한국전쟁의 당사자인 미국이 전쟁을 끝내고 싶단다. 조건이 붙어 있다.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 전쟁을 끝내자는 것이다.
잊혀져 가는 한반도 전쟁 기억을 다시 살려낸 사람은 부시 미국 대통령 이다. 그는 지난 11월 18일, 하노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노 무현 대통령에게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김 정일 국방위원장과 한국전 종료를 선언하는 문서에 공동 서명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이 때 부시대통령은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자.  한국 및 북한 양측과 함께 만나자.”고 말했다. ‘한국도 함께’라는 말을 들었을 때 노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가 참 궁금하다. 한국은 정전협정에 서명을 거부한 전쟁 당사자이다. 북한이 별로 좋아하지 않은 노 무현 대통령이거니와 정전협정 당사자도 아닌 남측 대통령을 이 자리에 초청하는 일이 있을지 의심스럽다.
북한은 정전협정 당시 남쪽과 마찬가지로 정전을 쉽게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이 핵무기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과 소련과 중국의 압력을 받아 마지못해 판문점에 나왔고, 정전을 현실로 수용했다.
그 후, 때만 되면 미국에게 평화협정을 요구했다. 김 일성 주석의 생존시는 물론이고 김 정일위원장도 같은 입장이다. 그래서 지난해 7월에도 다시 ‘평화체제 수립이 조선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노정’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가 있다. 북한이 평화협정을 원하는 것은 전쟁 당사자이자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해 체제 안전을 보장받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자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주한 미군은 남아 있을 명분이 없어진다. 이것이 미국의 딜레마이다. 늦게나마 미국이 북한의 평화협정 공세에 반응을 보인 것은 다행이다. 2004년 6월 말, 3차 6자 회담 직후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제임스 켈리는 미국 의회 증언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폐기되면 다자회담의 틀 안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미국 정부의 최초 반응이다.
그러나 그 말의 진정성을 북한이 믿을 이유가 없다. 더구나 북한은 핵 실험을 한 이후부터는 회담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이 노 무현 대통령에게 ‘김 정일 위원장과 평화협정에 서명할 용의가 있다’고 한 발언은 ‘립 서비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 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정 욱식 평화연대 소장).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책임이라는 것은 국제 사회가 다 인정하는 화두이다. 다만 중국 안에서는 대다수의 인민이 손바닥만한 변방국가(옛날식의 오랑캐)가 핵무기를 만들었다 하여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양심적인 지식인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일 자 인민일보에서 중국 사회과학원 리 둔추(李敦球)교수는 “북한 핵 문제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 것은 부시 정권이 북한의 정권 전복을 노리기 때문이다,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됐을 경우 6자 회담의 메커니즘은 계속해서 존재하고, 한반도는 평화도 아닌 상태에 장기간 놓인다.”라고 전망하고 있다.
부시 정권의 거듭된 평화협정 체결용의 표명은 북한더러 핵무기를 포기하라는 메시지이다. 북한은 미국의 평화 보장 없이는 핵을 폐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만일 앞으로 열릴 6자 회담에서 다시 이런 다람쥐 쳇 바퀴 돌리는 듯한 말싸움이 반복된다면 한반도의 전쟁 종식은 멀고 험한 길이 될 것이다.
이럴 때 남쪽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설득할 지혜가 필요하다. 남쪽 국민들도 노력해야 할 일이다. 또 다음 대통령은 한반도 전쟁을 끝낼 지도자가 당선되어 국민과 함께 북·미 양측에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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