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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5백년 인류 ‘대화의 역사’

‘소크라테스가…’ / 스티븐 밀러 지음

 

아들 : 아버지 우리집도 대화 좀 하며삽시다.
아버지: (숟가락 내던지면서) 그래 니 말 잘 꺼냈다. 너 아침에 나가서 어딜 싸돌아 댕겼다가 배때기 고플시간되니까 오나? 대체 어디갔다왔노?
아들 : 학교 갔다왔는데예
아버지: 중학교? 고등학교?
아들 : 고등학교요
아버지 : 졸업 아직 안했나?
- 아들 : 이번에 입학했는데예
- 아버지: (정적이 흐르다가) 밥묵자.


한 개그 프로그램의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에서 펼쳐진 가족의 대화다. 웃음을 이끌어내기 위해 과장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가장 친밀한 가족간에도 단절된 대화상황을 보여주며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에미넴에게 말을 걸다-대화의 역사’의 저자 스티븐 밀러는 대화가 20세기로 들어서면서 침체를 맞았다고


주장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기중심적으로 변한 것이 ‘무형문화유산’인 대화가 쇠퇴한 가장 큰 이유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인 레베카 웨스트의 ‘대화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주장과 ‘그것은 하나의 착각이다. 서로 엇갈리는 독백만 있을 뿐이다’라는 부연설명을 인용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
스티븐 밀러는 대화를 주제로 2천5백년의 역사를 관통하는 여행을 시작, 그 일정에 독자를 끌어들인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18세기 영국, 지금의 미국에 도달하기까지 서양 문명에 나타난 대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추적한다. 또 효과적인 대화의 필요요소로 ‘유머’ 등을 이야기하며 대화의 기술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키케로, 몽테뉴, 디포우, 버지니아 울프 등 위대한 작가들의 대화관을 분석하며 훌룡한 대화의 중요성과 그것이 사라져가고 있는 배경과 이유를 분석한다.
유명한 작가들은 글보다 더욱 고상한 매력을 갖고 있는 대화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었고, 삶에서 이뤄나갔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는 마지막 ‘여행지’인 미국에서 벤저민 프랭클린과 헤밍웨이, 딕 체니 현 부통령까지 다양한 인물을 예로 들면서 대화의 이론과 실천의 동시퇴조현상 보이는 배경을 파고든다. 저자는 현대에 들어서 대화 쇠퇴 및 단절의 주원인으로 ‘대화 회피 장치’인 휴대폰과 비디오 게임 등의 기술발달로 직접 얼굴을 마주한 상황에서의 대화 필요성이 떨어지고, 대화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 것을 꼽는다.
독자들은 랩을 단순히 독설로 대화의 적대적인 표현의 한 형태로 꼽는 등 저자의 주장에 100%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설명한 것처럼 대화의 단절상황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것이기에 저자가 살핀 대화의 역사는 흥미롭다./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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