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청미천 물 만난 곳 백사장·갈대밭 등 ‘천혜의 절경’
영화·사극 촬영지로 각광… 옛 과거길은 삼림욕 등산길로 인기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까지 세 개 도의 경계선에 자리한 여주군 점동면 도리 마을.
남한강과 청미천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자리한 도리마을은 산과 강, 논과 밭 등 ‘가난’을 빼곤 없는 것이 없는 마을이다.
일 때문에 들렀다가 마음 가득 푸근한 인심을 안고 온 도리 마을.
그곳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여주 IC를 빠져나와 달리기 시작한다. 차의 창문을 내린다.
역시 공기가 다르다.
하지만 매서운 칼바람을 당해낼 재간이 없어 창을 올린다.
20여분을 달리니 도리마을 표지판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에 마을 이름을 새겨놓은 것)이 보인다.
차에서 내려 여유를 부려본다.
양 손 가득 무언가를 들고 있는 동네 할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마을풍경에 넋을 빼앗긴 채 서있는 나를 깨운다. 인사를 한다.
낯선 이가 아는척을 하는 것이 이상한지,
아니면 당신들보다 어린이가 인사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는지 얼굴 한 번 보고 그네들만의 대화를 이어간다.
노인회관 옆, 작은 수돗가에서 손과 발을 씻는 할아버지들의
움직임을 보다가 시선이 멈춘 것은 작은 바구니 안에서 꿈틀거리는
거무스레한 무엇. 정체를 알 길 없어 외쳐본다.
“마을 자랑 좀 해주세요! 그런데 그건 뭐예요?”
할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우리 마을이야 뭐 깨끗하고 인심 후하고 그렇지. 들어와.
미꾸리랑 개구리랑 먹자고. 금강산도 식후경이여!”
갑작스런 재촉에 노인회관으로 들어선다.
거무스레한 무엇들은 후라이팬 기름 위에서 바짝 튀겨져
할아버지들의 술상 위로 올려졌다.
엄지손가락만한 개구리 20여마리와 검은 물방개 3마리
(아주 귀한 것이라며 한 마리는 내 몫으로 주신다)다.
주방장 역할을 하시던 민영선(71) 할아버지는
“우리마을은 아직도 너무 깨끗해서 생태계 파괴라는 것이 없어.
그거 먹고 미꾸리탕 끓여줄테니까 여주 쌀밥하고 같이 먹어!
서울에는 왠 여주쌀이 그렇게 많어.”
금세 사라지는 소주 한 두병을 안주 삼아 마을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마을은 뭐 인심이 최고지.
새해에는 모두 세배하러 다녀. 아직도 그런 마을 봤어?-이길원(70)”
“그럼 올해 초에는 서낭 공사때문에 쓰러진 장승도 세웠어.
마을 사람 다같이-민천호(72)”
“몇백년전에는 우리 마을 이름이 ‘늘향골’이었어.
그런데 우리 동네가 여주 끝이거든. 바로 강이야.
그러니까 왔다가 돌아가는 동네다 그러면서 ‘돌아’하다가 도리가 됐지.
난리피하는 동네의미로 ‘되래’ 하다가 도리마을 됐다는
이야기도 있고-민남식(59)”
“일제시대인 1914년 일본관문서에 처음 표기된 것이라더구먼”
또 다른 ‘민’ 할아버지가 거든다.
알고보니 이 마을은 민씨 집성촌.
“남은 인생 보내려고 여기서 산 지 13년인데,
인심이 워낙 좋아 대문 잠그는 집도 없어.-이교찬(76)”
마을 한 바퀴를 둘러보고 오겠다니 이장과 새마을지도자가 앞장 선다.
달리는 용달 화물칸에 선 채 마을을 돌아본다.
옛날 과거 시험 보러 가는 길이었다는
‘아홉사리’에 들렀다가 넓게 펼쳐진 강을 마주한다.
유유히 흐르는 강과 어우러진 갈대밭이 영화의 한 장면이다.
아니나다를까. 사극 프로그램 촬영팀이
강 건너에서 한창 작업중이다.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얕은 물가도 있어 여름에는 관광객도 제법 온다고….
80% 이상이 농가인만큼 고구마, 감자, 땅콩 등 농사체험도 문제 없다.
정부지원금 2억원으로 올해 10월 개관한 농촌체험관과
군 지원 7천만원으로 조성한 체육공원이 인공적 시설이라면 시설이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맛보며 진정한 의미의 농촌 체험이
가능한 지역인 것이다. 30여분을 돌고 다시 노인회관으로 간다.
강바람에 얼어붙은 얼굴과 손발이 할아버지들이
건넨 따끈한 ‘미꾸리탕’ 한 그릇에 금세 녹는다. 밖은 벌써 어둡다.
하지만 마음엔 시골의 훈훈한 인심불이 켜져 더욱 밝아진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