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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 본능의 반문…

수원 드림씨어터 개관 1주년 기념 명작 2편 올려

이 공연은 수원의 소극장 역사를 잇고 있는 극단 성(成)이 드림씨어터 소극장 개관 1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것으로 단 돈 6천원에 두 편의 유명 희곡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서울 소극장 공연 관람료가 2~3만원인 것에 비할 때 이 가격의 공연물 제공은 ‘봉사’나 마찬가지다)
어두컴컴한 소극장 무대는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벽이 사방을 둘러쳐 있는 응접실이다. 한 가운데에는 ‘고립된 섬’ 혹은 ‘지극히 개인적인 안식처’를 상징하는 듯 단촐한 테이블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첫 번째 작품인 ‘곰’의 배경이다. 사실주의극의 대가로 알려진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홉의 연극이다.
남편이 죽은 뒤 7개월간 검은 상복도 벗지 않은 채 정조를 지키려던 젊은 미망인 ‘이바노오프나 뽀뽀오바’과 여자를 기피하는 지주 ‘스미르노오프’가 미망인의 죽은 남편이 남겨놓은 금전문제에 휘말려 다투다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두 사람은 모습은 우리네 삶과 인간의 부조리를 드러낸다. 너무나 진실적이고 사실적이어서 웃음을 전한다.
특히 미망인 역에 이은미씨는 새침하면서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넘침없이 표현했고, 다혈질인 지주 역할에 김태민씨는 즉흥연기술로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우스꽝스런 이미지를 극대화시켰다.  
두 배우의 열연에 웃음을 머금고 바라보던 무대가 칠흑같은 어둠으로 채워진다. 소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배우의 호흡 소리가 어둠을 가른다. 그리고 갑자기 울리는 싸이렌 소리와 삭발을 한 두 배우가 습관화된 노예의 모습을 보여준다.
두 번째 작품인 아놀드 후가드의 ‘아일랜드’는 이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의 머리를 어지럽힌다. 
남아프리카에서 백인들로부터 멸시를 받는 흑인들의 아픔을 이해할 즈음 극한 생활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아가는 주인공들을 바라보며 ‘나는 누구이며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하는 질문을 던진다. 김성열 연출가의 변처럼 ‘생각하는’ 연극이 딱 맞는 말인 듯 하다.
특히 이 역을 위해 삭발을 감행하면서 자신을 덮어버리고 흑인노예로 변신한 노시홍(윈스턴)과 표수훈(존), 두 배우의 연기는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곰’과 ‘아일랜드’. 두 작품은 관객에게 웃음과 고민이라는 선물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어리석고 우수꽝스럽게, 때론 처참하고 불쌍하게 보이는 그들에게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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