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근일(60) 기전문화재연구원 원장은 대학 졸업 후 33년 동안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재직했다. 경주 천마총과 안압지, 전북 입점리 백제고분, 목포 신안 해저매장문화재 발굴 등 중요 문화재발굴현장에는 모두 참여했다. 지난해 9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를 떠나며 그동안 겪은 발굴현장을 되새기는 ‘고고학의 늪에 빠져들다’(고래실)을 최근 펴냈다.
책은 윤 원장의 발굴조사 인생의 출발점이자 제2의 고향이 된 경주에서 시작한다. ‘인간의 물질문화를 총괄적으로 연구’하는 고고학이란 학문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1970년대부터 발굴에 참여해 평생을 흙과 싸움하는 ‘땅꾼’으로 지내온 것이다.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1973년 처음으로 경주 미추왕릉과 천마총 발굴조사단에 조사원으로 합류했어요. 다행히 황남대총, 안압지 등 우리나라의 큰 발굴에는 빠짐없이 참여했죠.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천마총을 발굴한 것이고,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천마총 금관을 발굴할 때였어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신라금관과 천마도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발굴한 경험으로 ‘고고학의 늪에 빠져들었다’. “일당 560원의 적은 봉급에도 좋아하니까 해왔죠. 유물을 찾은 것에 큰 보람을 느꼈어요. 발굴조사를 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찾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거죠.”
발굴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뤄졌다. 2장과 3장은 여러 발굴현장의 힘들고 재밌던 일화를 소개한다.
“석실분은 겨울에 따뜻해 뱀이 많아요. 자동차배터리로 3W 전구를 켜고 일을 하면 돌틈에서 뱀이 기어나오죠. 그럼 막대기로 뱀을 다시 구멍에 밀어넣어요. 그런 일을 반복하며 작업했죠.”
국경을 넘어선 문화재 조사도 많다. 우리 문화재가 퍼져 있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을 오가며 문화재발굴을 했다. 산동, 요녕, 길림성 등 고구려와 발해 문화가 남아있는 중국 동북 3성과 신석기에서 신라시대의 동해까지 닿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공동발굴조사도 소개한다.
‘연구소맨’이란 불린 윤 원장은 고고학의 현장소개에만 그치지 않는다. 책 곳곳에 ‘젊은 연구자들에게 하고픈 말’이 산재한다.
“현장에서 직접 씨름해야 자기 것이 되요. 필드에 나가서 살면서 땅을 얼마만큼 긁어봤느냐에 따라서 지식의 축적이 달라져요. 알아야만 아랫사람을 움직일 수 있고 조사를 책임지고 나아갈 수 있어요.”
집필하는 동안, 국립문화재연구소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어려운 시절을 보낸 일이 파노라마 식으로 지나갔다는 윤 원장은 아직도 후배들에게 할 말이 많다.
“시간이 나면 보완해서 새로 책을 쓸 계획이에요. 후배들에게 우리는 이러한 것을 했다고 보여주는 것이지요. 보수를 따지지 않고 우리문화의 뿌리를 찾으면 뜻깊은 결과가 반드시 와요.”
/김재기기자 kjj@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