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수원시 나혜석 거리에 자리잡은 30여 평의 지하연습실. 손님에 대한 예우일까. 기자가 들어서자 작은 난로 하나를 켠다. 방금 불꽃을 피운 난로 하나가 금세 차가운 지하실 공기를 데울리 없다. 하지만 한기를 느낄 수 없다. 30여명의 ‘젊은’ 연극인들이 뿜어내고 있는 열정때문이다. 경기도청년연극인협회(이하 GYTA)가 2월중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연극 ‘짜장면’을 공연하기 위해 흘리는 구슬땀은 한 겨울임을 무색케 했다.
“과거, 한 시대를 ‘살아내었던’ 사람들을 보여주는 연극이예요. 러브스토리가 있고 인생철학도 얻을 수 있죠. 젊은 단원들이 같이 배우면서 만들어가는 연극인만큼 재기발랄한 재미도 한 가득이예요” GYTA의 ‘막내’ 단원인 김혜민(22·여)은 작품 자랑을 하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다. 아니, 연극계 원로 또는 선배들이 해외 또는 서울의 유명작품을 답습하거나 흥행성이 보장된 작품을 선택, 공연하는 것에 대한 ‘시위’로도 보인다.
이들의 ‘시위작’ 제목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짜장면(연출 김예기)’이다. 때는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깡패 생활을 접고 자장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성기와 친동생처럼 가게 일을 돕는 만재, 빚을 갚지 못해 사채꾼들에 의해 자장면집 이층 다방으로 팔려온 미란이 주인공이다. 서른 다섯살 노총각 성기와 스물 세살 만재는 미란을 사랑하게 된다. 삼각관계로의 러브스토리가 진행될 즈음 위기가 찾아온다. 미란이가 결국 빚을 갚지 못하고 윤락가로 팔려가게 되는 것.
미란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반성한 성기는 가게를 팔아 그녀를 돕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성기의 과거가 드러나고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는데...
작품의 결말은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에서 2월 14일부터 16일까지의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극계 자극 작품 시도” 연출자 김예기씨 인터뷰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물론 모험이고, 두려움이 앞설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무섭다고 계속 안정된 작품을 답습하다보면 우리 연극의 미래는 없습니다”
연극 ‘짜장면’의 연출을 맡은 김예기(37·사진)씨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 연극인들을 향한 일침으로 입을 뗐다. 그는 90년 극단 ‘물뫼’에 입단을 시작으로 대학로에서 ‘두레’ 창단, 부천연극협회 사무국장, 04년 경기도연극협회 사무처장, 2006년 전국연극제 사무국장 등 연극무대 위에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GYTA의 창작극 ‘짜장면’의 연출을 맡아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고 있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연출자인 그가 단역으로 살짝 무대위에 얼굴을 내비치기도 한다. 어려운 상황도 젊은 연출가의 패기를 누를 수 없는 듯 하다.
“각종 지역 연극제나 행사들은 매번 예술감독과 연출진이 바뀌면서 전통을 만들지 못하고, 그네들의 해우소로 전락했습니다. 대부분의 연극인들이 창작극이 아닌 흥행성과 대중성이 입증된 작품을 수원으로 들여와 선보입니다.”
지난해 창작극 ‘회오리’에 이어 두 번째 창작극을 연출하는 이유다. 관객과 평론가들에게 질책을 받는다 해도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시도해야 지역 연극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소신이다. 그가 보여주고 싶은 연극은 무엇일까. 김 연출가는 ‘실적을 올리기 위한 연극이 아닌 단 몇 명의 관객이라도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획일화된 연극계 자극제로서, 욕을 먹더라도 청년의 패기로 시도할 것입니다!”
김 연출가의 포부가 지역 연극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