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아, 방해하지 마라. 나는 내 아내를 좀 더 오래도록 쳐다보고 싶단 말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꾸리려는 순간 암 선고를 받은 아내. 그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이 눈물을 머금고 홀로 내뱉은 한 마디다.
책 ‘그날이 오기 전에’는 죽음을 소재로 한 네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중편으로 이루어진 연작 소설집이다.
단편 ‘아침 해가 비치는 집’에서는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을 잃은 여교사의 10년 후 이야기가, ‘파도소리’에서는 암을 선고받은 중년 남성의 감상적인 귀향이 그려진다. 또 ‘Here Comes The Sun’에서는 홀로 자식을 키운 어머니의 암 선고가 그려진다. 중편은 ‘그날이 오기 전에’, ‘그날’, ‘그날이 지난 후에’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다.
죽음을 기점으로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죽음은 두렵고 무서운 것이지만, 누구나 결국에는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소재로 한 소설이나 영화 등이 보는 이에게 눈물을 쏟아 내게 하는 숙명은 반드시 인간이 맞아야 하는 죽음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 책은 슬픔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것이 책의 강점이 아닐까 싶다. 특히 남겨진 가족을 그리거나, 누군가를 떠나 보낸 이후 이어지지 않을 것 같던 삶을 꾸려온 인물을 그리면서 죽음에 대한 색다른 견해가 매력적이다.
하지만 현실인물이 아니어도 소설 속 가상인물의 죽음 앞에서는 역시 눈물이 흐른다. 이러한 감정코드를 저자는 섬세하게 배치했다.
암 선고로 죽은 아내와 그 가족의 ‘그날’ 전후 이야기에서 슬픔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아내가 떠나면서 남편에게 남긴 편지에 적은 ‘잊어도 괜찮아요’.
저자가 하고픈 말을 응축해 놓은 이 한 줄로 숨겨져 있던 슬픔이 폭발력을 가지게 된다.
한편 단편의 주인공들이 마지막 ‘그날’의 주인공 주변에 나타나는 구조는 서로의 관계를 맞춰가며 되새겨보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류설아기자 r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