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7 (화)

  • 맑음동두천 4.4℃
  • 맑음강릉 8.1℃
  • 맑음서울 5.2℃
  • 맑음대전 6.3℃
  • 맑음대구 8.2℃
  • 구름많음울산 10.4℃
  • 맑음광주 7.5℃
  • 맑음부산 11.7℃
  • 맑음고창 6.1℃
  • 맑음제주 9.0℃
  • 맑음강화 3.7℃
  • 맑음보은 5.2℃
  • 맑음금산 5.7℃
  • 맑음강진군 8.2℃
  • 맑음경주시 10.1℃
  • 맑음거제 7.7℃
기상청 제공

자라섬 ‘바깥전시회’ 내달 4일까지 개최

 

경기도 가평군의 북한강에는 ‘자라섬’이 있다.
모래가 쌓인 자라섬의 생긴 모양이 그러하고, 비가 오면 잠기고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특징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최근 매년 열리고 있는 재즈 페스티벌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긴 하지만, 차가운 바람과 물줄기가 훑고 간 겨울 자라섬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잦은 침수에 시달리는 복잡한 형상의 모래톱은 확연히 눈에 띄진 않지만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많은 이들의 발자국이 지워진 겨울 자라섬에는 황량함은 더욱 짙어지면서 깊은 변화의 흔적이 새겨진다. 그 변화는 사람들에 의한 인위적인 것이다.
지역문화예술축제를 거듭 ‘해내면서’ 사람들을 위한 공간 마련에 없던 잔디가 생겼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했던 땅은 서서히 정돈되어 간다.
그 척박한 자연을 벗 삼아 자리했던 자연물들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곧 ‘사람들의 천국’으로 변할 자라섬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미래의 자라섬은 진정한 낙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자라섬에서 올해로 세 번째 야외전시를 펼치고 있는 ‘바깥미술회’ 회원들은 그 인위적 변화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한편으론 지난 시간 함께했던 자라섬을 기록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다.
회원 10명과 초대작가 9명, 총 19명의 작가는 자라섬 곳곳을 헤메이다가 발견한 곳에서 각자의 프로젝트를 실현했다. 작가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섬 이미지가 자라섬 안의 특정한 장소와 어우러져, 또 다른 19개의 섬을 형성한 것이다.
최운영 작가는 미루나무가 가득 심겨져 있던 그러나 이제는 거의 사라진 터에 강인한 새순을 심었고, 최성렬씨는 물 위에 사람 얼굴 모양의 형상을 세워 자연과의 만남을 개발논리로 매듭짓는 인간을 지적했다.
나무에 걸린 비닐봉지 등의 부유물은 정하응 작가에게 옛 추억을 돌아보는 매개체가 되었다. 정씨는 흉물스런 쓰레기에 불과했던 그것을 어린 시절 겨울 개울가에서 보왔던 고드름 이미지로 재현했다.
작가들은 깃털만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닭장을 놓아 직접적으로 자연생태계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를 표현하기도 하고(전동화 作), 갈대숲 사이에 금세 뛰어다닐듯한 멧돼지를 키웠다(임충재 作).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오경헌 작가는 자라섬에 텐트를 치고 일주일간 살았다.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시간동안 자라섬이 속삭이는 많은 이야기를 텐트를 비롯한 모든 물건에 적어내려가면서 자연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김해심 작가는 자라섬내 식물을 모아 강위에 또 하나의 섬을 띄었다. 그 모습이 뒷 편으로 펼쳐진 산의 모습과 닮아 있어, 자라섬 가족을 연상케 한다.
권민철 작가는 자라섬을 덮고 있는 땅을 걷어내고 그 위에 흙을 발라 완성한 인간을 일으켜 세웠다. ‘같지만 다른 흙’. 인위적으로 쌓인 흙과 자라섬이 갖고 있던 자연의 흙, 그리고 그 위 인간의 관계를 그려 자라섬을 마주한 작가의식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파란 하늘을 담은 빨래가 펄럭거리고(임용민 作), 자라섬 곳곳을 떠다닐듯 형체없는 배의 노가 힘차게 흔들린다(박봉기 作).
자연과 동화된 특별한 이 전시는 4일까지 이어진다. 오늘 꿈틀거리는 자연의 생명을 마주하기 위해 삭막한 도시를 뒤로하고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