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꽃게 산지인 인천 연평도의 꽃게잡이 어선 선주들이 엄청난 빚 때문에 선원을 구할 자금이 없어 잇따라 조업을 포기하고 있다.
28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연평도 꽃게잡이 봄철 조업은 4월 1일 시작 돼 6월 30일에 끝날 예정이다.
그러나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 59척 중 조업을 준비하고 있는 어선은 21척에 불과, 64.4%인 38척이 올해 조업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년 같으면 본격적인 조업을 앞둔 3월 말에는 어선들이 바다에 나가 꽃게잡이용 어구를 설치하는 투망작업이 한창일 때지만 30여척의 꽃게잡이 어선은 부두에 발이 묶인 채 조업을 아예 포기한 상태다.
이는 선주 1인당 4억∼5억원의 빚을 지고 있어 선원들에게 지급할 선불금조차 마련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꽃게잡이 어선에는 보통 1척당 6명의 선원이 타게 되는데 배를 타려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 1인당 300만∼500만원인 선불금을 줘야 선원을 구할 수 있지만 선주들은 기존 채무에 대한 부담으로 선불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주들의 빚이 눈덩이처럼 늘어난 것은 2000년 이후 배를 고속 신형으로 바꾸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물 반 꽃게 반‘이라고 할 정도로 꽃게 어황이 좋아 2∼3년만 꽃게 조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어선 교체비용을 뽑고도 남는다는 계산이었지만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으로 그동안 극심한 꽃게 어획난에 시달리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지게된 것이다.
연평도의 꽃게 어획량은 2000년 3천63t을 기록한 뒤 2001년 2천281t, 2002년 1천649t, 2003년 1천837t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2004년 281t, 2005년 271t, 2006년에는 141t으로 급감, 지난해 어획량은 6년 전에 비해 95%나 감소했다.
해양수산부는 75억원을 들여 올해와 내년에 각각 15척씩 모두 30척의 꽃게잡이 어선을 감척한다는 계획이지만 선주들은 감척 보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빚도 못 갚을 형편이라며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재식(46) 연평도 선주협의회장은 “오죽하면 멀쩡한 배를 부두에 묶어 놓고 조업을 포기하겠느냐”며 “4∼5월 초 어황이 좋다 하더라도 선원을 구할 돈이 없기 때문에 30여척 가량은 봄철 조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