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3 (금)

  • 흐림동두천 4.8℃
  • 맑음강릉 10.9℃
  • 박무서울 6.1℃
  • 박무대전 6.0℃
  • 연무대구 7.1℃
  • 연무울산 10.3℃
  • 연무광주 5.5℃
  • 연무부산 9.8℃
  • 맑음고창 8.7℃
  • 맑음제주 13.2℃
  • 흐림강화 4.7℃
  • 맑음보은 4.6℃
  • 맑음금산 3.8℃
  • 맑음강진군 8.3℃
  • 맑음경주시 10.2℃
  • 맑음거제 8.2℃
기상청 제공

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16>-깨달음의 길

‘티벳의 마술사’ 밀라레빠-소설가 이재운

밀라레빠는 자신을 살해하려는 큰아버지에 대해 폭풍우와 우박으로 그 일대의 밀을 낱알 한 개 남기지 않고 싹 쓸어버리면서 가족을 비탄에 몰아넣고 학대했던 무리들에 대한 복수를 끝맺었다.

밀라레빠는 비록 복수를 성취했지만 주술로써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온갖 재앙을 일으킨 데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껴 그 결과 침식을 잊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밀라레빠는 스승의 인도로 중생들이 지은 악업을 소멸하고 더 높은 단계로 구제될 수 있는 완전한 진리에 몸을 바치기 위해 밀교파의 롱통라가라는 라마를 찾아나섰다. 롱통라가는 그에게 지자(知者)들을 위한 ‘대성취’라 불리는 교리를 가르쳐주지만 명상없이 진리를 얻으려는 밀라레빠의 자만으로 수일의 수련조차 쓸모없게 되자 그에게 로부락 더위 룽에 사는, 가장 높은 분이며 인도, 티벳, 중국 세 나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탄트라(비밀한 법) 교리에 뛰어난 지식을 갖춘 삼장법사 마루빠를 소개해주었다.

마침내 밀라레빠는 마루빠를 만나게 되고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그에게 진리를 구하기를 청하면서 마루빠 스승 밑에서 생활하게 된다.

밀라레빠는 자신의 악업으로부터 해방을 얻기 위해 걸식하여 장만한 커다란 놋그릇을 스승에게 바치고, 스승의 요구에 따라 폭풍우를 일으켜 도둑놈들을 위협하고, 난폭한 산적들을 살해한 뒤 진리를 가르쳐 줄 것을 청하지만 오히려 마루빠는 그를 조롱하고 야단을 쳤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승은 밀라레빠를 불러 탑을 하나 쌓으라고 시키며 이것이 완성되면 위대한 진리를 가르쳐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탑이 반쯤 올라갈 무렵 라마는 깊은 생각없이 탑을 쌓으라고 했다며 그동안 쌓아올린 돌과 흙을 원래 있던 자리로 도로 갖다놓으라고 했다. 모든 것을 원상태대로 해놓자 라마는 술에 취해 서쪽 산마루에 다시 탑을 쌓도록 요구했다. 새로운 탑이 거의 절반정도 완성될 무렵 라마는 술에 취해 잘못 지시를 내린 것이므로 모두 허물고 북쪽 산마루에 멋진 탑을 쌓으라고 다시 명령했다. 라마의 지시대로 쌓은 삼각형 모양의 탑이 삼분의 일 정도 완성된 어느날 라마는 “누가 이런 탑을 쌓으라고 했느냐?”며 몹시 화를 내며 당장 허물라고 소리쳤다.

밀라레빠는 대단히 마음이 상했으나 단 일생에 모든 악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위대한 가르침이 필요했기에 라마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