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손으로 벽이나 문창호지에 그림자를 만들며 놀았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다. 손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새, 토끼, 개의 신기한 형상에 헤살스레 웃으며 눈을 반짝였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볼 공연이 마련된다.
군포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4·15일 ‘동물의 사육제’와 ‘피터와 늑대’ 두 편의 그림자극을 1·2부로 나누어 공연한다. 극단 유후와 극단 영의 이번 공연은 그림자극에 클래식음악을 접목시켜 빛과 그림자로 만드는 교향곡을 들려준다.
당초 음악극 형태로 공연됐던 이 작품들은 음악과 해설을 따라가는 것이어서 어린이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이같은 점을 보완하고자 공연팀은 그림자극이라는 실루엣을 통한 표현법을 동원해 어린이들이 몰입할 수 있는 생기발랄하고 흥미진진한 무대를 만들었다.
1부 공연작 ‘동물의 사육제’는 프랑스의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1891-1953)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각종 동물의 형상과 움직임이 단순 명료한 그림자로 표현된다. 이 작품은 그림자 인형이나 조형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배우의 손만으로 동물형상을 만들고 있어 어린시절 손그림자놀이를 하던 동심의 세계로 관객들을 이끌어 간다. 백조, 코끼리, 까치 등 온갖 동물이 등장하고 그 동물의 움직임을 음악으로 묘사해 재치와 익살이 넘치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2부에 이어지는 ‘피터와 늑대’는 러시아의 음악가 푸로코피에프(1891~1953)의 작품으로 어린이들에게 클래식음악이 얼마나 유익하고 재미있는 것인가를 알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음악동화다. 코믹한 연기와 익살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청각적 재미를 시각적으로 발전시켜 화려한 색깔의 그림자인형극으로 거듭났다. 클래식음악을 지루해 하는 어린이들이 음악과 친해지는 좋은 문화체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의)031-390-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