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8 (수)

  • 맑음동두천 -2.1℃
  • 맑음강릉 0.6℃
  • 맑음서울 -1.2℃
  • 맑음대전 -0.7℃
  • 맑음대구 2.2℃
  • 맑음울산 3.0℃
  • 맑음광주 1.6℃
  • 맑음부산 4.9℃
  • 맑음고창 0.5℃
  • 맑음제주 5.4℃
  • 맑음강화 -2.0℃
  • 맑음보은 -0.3℃
  • 맑음금산 0.0℃
  • 맑음강진군 2.5℃
  • 맑음경주시 2.0℃
  • 맑음거제 2.8℃
기상청 제공

신영철 법원장 “법은 지킬수 있는 상식”

수원지법 ‘법의 날’ 맞아 1일 교사로 특강

 

판결고충· 인간 고뇌 등 솔직한 대화 나눠
15명 판사 수성고 등 관내 9개 중·고교서


“법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법은 누구나 알고 지킬 수 있는 ‘상식’입니다.”

24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수성고 2학년 5반 교실.

법의 날을 맞아 ‘법과 생활’ 과목의 1일 교사로 나선 신영철 수원지법원장은 차가원 수성고 교장의 소개를 받고 교단에 섰다.

그는 이 시간만큼 근엄하고 엄숙한 ‘법정의 판사’가 아닌 ‘교단의 교사’로서 색다른 ‘삶의 체험’을 했다.

그는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듯 “법은 상식이다”라는 말로 운을 떼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스포츠형 머리에 검은 교복을 입은 35명의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신 법원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수원지법의 개요와 ‘법의 날’이 제정된 과정 등을 설명한 뒤 최근 부천의 한 병원에서 수술 도중 숨진 여중생의 유족들이 시신을 로비에 놓고 농성을 벌인 사건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을 어기는 행동을 주저없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법치주의에 반하는 행동”이라면서 “분쟁이 있으면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자신의 의사를 이루기위해 법을 위반하는 사람의 말에는 귀를 기울여선 안된다”고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법원장은 특히 “꿈과 희망을 갖고 경쟁 체제에서 실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 달라”면서 “바로 당신들이 이 시대의 꿈나무들”이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신 법원장에 이어 이 학교 31회 졸업생인 김승원 판사가 교단에 섰다.

학창시절 자신이 공부했던 반의 급훈을 소개하는 것으로 입을 연 김 판사는 “법원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법원에 대한 오해가 많습니다. 여러분, 법원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말이 뭐죠?”라며 후배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유전무죄 무전유죄요”라는 답변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열강을 시작했다.

김 판사는 “재판에는 원고와 피고, 고소인과 피고소인 등 항상 상대방이 있어요. 양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재판이 진행되는 구조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것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고 말한 뒤 “이것이 법원에 대한 수많은 오해 중 대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판사는 “기억에 남는 판결이 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암으로 투병중인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빚을 진 남자가 돈을 갚지 못해 사기 혐의로 고소된 일이 있었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인간적인 고뇌를 많이 느겼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공정한 판결을 위해 공무원으로서 높은 대우를 받고 있다며 자신의 급여 수준까지 밝힌 김 판사는 “판사라는 직업이 다른 사람의 업을 짊어지고 사는 직업이어서 후배들에게 권하고 싶지 않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수업을 들은 김준혁(17)군은 “학교 선배가 직접 판결했던 내용을 예로 들면서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었던 내용을 알려줘 많은 도움이 됐다”며 “특히 법관으로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판결을 하면서 겪는 고뇌를 설명할때는 마음이 찡했다”고 말했다.

제44회 법의 날을 맞아 수원지법이 청소년들의 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이번 출장 강연 프로그램은 신 법원장을 포함한 15명의 판사가 24~25일 이틀에 걸쳐 수성고등학교와 영신여고, 조원중학교 등 수원시내 9개 중·고등학교에서 진행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