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휴식년제가 실시되고 있는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의 잔디 광장에서 전국 파크골프대회가 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말썽을 빚고 있다.
고양시가 지난 1995년 호수공원 개장 이래 관리 조례까지 만들어 장장 11년동안 공원 내 체육행사를 일절 불허해오다 첫 허용, 형평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대회에는 나경원 전국파크골프 연합회장(한나라당 대변인), 한나라당 이강두 국회의원 등 500여명이 참가해 8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 대회는 22~27일 호수공원 내 고양꽃전시관에서 열린 ‘2007 대한민국 조경환경박람회’의 부대행사였다.
당시 호수공원에는 전체 잔디광장 12만6천여평 가운데 절반이 훨씬 넘는 8만3천여평이 휴식년제 실시로 10월까지 출입이 금지된 상태였으며, 대회는 나머지 일부 공간에서 일체의 시설 변경없이 홀 구멍만 뚫은 채 열린 뒤 다시 메워졌다.
시 관계자는 “호수공원은 돈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고양 시민을 위해 열리는 공익 목적의 행사에만 이용을 허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일반인 1만원, 장애인 5천원의 참가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대회가 과연 공익성을 갖춘 행사였는 지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고양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 채수천(64) 회장은 “지금까지 다른 단체의 호수공원 내 체육행사를 불허해 왔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 대회 허가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시민을 위해 시민들 돈으로 만든 휴식공간을 소수를 위한 행사장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