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조별리그와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생존자 넷’만을 가려낸 프로축구 삼성 하우젠컵 2007 4강 플레이오프가 20일 저녁 울산 문수경기장과 상암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와 FC 서울의 ‘단판 전쟁’이다. 승자는 27일 역시 한 판 뿐인 결승을 치른다. 결승전 개최지는 조별리그 성적 상위팀 홈이다.
수원과 울산전엔 서너 가지 관전 포인트가 걸려있다.
수원엔 컵 대회에 유독 강한 안정환이 있다. 안정환은 정규리그 8경기에선 무득점에 그쳤지만 컵 대회에선 5골을 뽑아 제 몫을 해냈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안정환을 교체 명단에 놓고 선발로는 나드손과 에두 용병 듀오를 냈다.
수원이 ‘복수 시리즈’를 완성할지도 관심이다.
수원은 시즌 초반 한참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서울, 성남, 경남에 한 방씩 얻어맞았다. 그리고는 상승세로 돌아선 다음 세 팀을 상대로 7전 전승을 거두며 완벽한 복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울산에는 아직도 빚이 남아있다. 지난 달 19일 울산에 1-2로 졌고 그 이후 대적할 기회가 없었다.
반면 울산에선 이천수가 변수다.
이천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5골과 2도움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컵 대회에선 이상하리만큼 꼬였다. 고작 1골 1도움으로 4월 4일 인천전 이후 7경기째 골 소식이 없었다. 이천수의 플레이가 울산의 공격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인천과 서울울의 맞대결은 ‘이 대신 나설 잇몸’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은 주포 데얀이 출전 정지 징계로 나오지 못한다. 박이천 감독은 김상록, 방승환, 라돈치치로 물량공세를 펼 생각이다.
정규리그에서 11위로 처진 인천은 컵 대회에 집중하는 정도가 다른 팀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평이다.
서울은 청소년대표팀으로 주전급 미드필더들이 모조리 빠져나가 베테랑 중앙수비수 김한윤을 미드필더 요원으로 내세우는 처방까지 내놓았다. 고명진, 이상협 등 1.5군급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프로축구 FC 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은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럴 줄 알았으면 컵 대회를 일찌감치 포기했을 것”이라고 했다.
청소년대표팀 차출로 기성용, 김동석, 이청용, 송진형 등 주전급 미드필더 네 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데 따른 불편한 심기의 표출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귀네슈 감독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더라도 실제 속마음은 그렇지 않을 듯 싶다.
K-리그 14개 팀의 공통적인 제1 목표가 정규리그 챔피언 자리라면 두 번째는 컵 대회 우승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