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구치소, 음악 카페로 변신하다’
굵은 빗줄기가 퍼붓던 28일 오전 9시20분.
수원구치소 각 층 수용 거실의 스피커에선 경쾌한 피아노 소리가 흘러나왔다. 담장 밖 빗소리와 하모니를 이루는 아름답고 상냥한 선율이었다. 잠시 뒤 아나운서 멘트가 이어졌다.
“장맛비가 시작됐네요.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가벼운 노래 한 곡 들어보시죠.”
구치소측이 ‘창의 교정’으로 첫 시도된 아침 음악방송이었다. 재소자들의 심성을 교화하고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쌓인 소내 잔잔한 변화를 꾀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DJ는 범석 교위(43·보안관리과). 첫 날, 첫 방송 범석 DJ는 프랭크 밀스의 ‘뮤직박스 댄서’를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했다.
이 시그널은 우리 귀에 친숙한 모 방송국 ‘일기예보’시그널. 범석 DJ는 가뜩이나 습한 장마철, 가라앉은 재소자들의 기분전환을 위해 이같은 리드미컬한 곡을 선택했다.
첫 방송, 범 교위는 가요, 경음악 팝 등 15곡을 재소자들에게 들려주며 노래마다 담긴 에피소드를 곁들였다.
범 교위는 1970~80년대 서울 종로와 이태원에서 잘나가는 다방 디스코텍의 DJ 출신. 한땐 서울 다운타운가에서 ‘오빠 부대’로 꽤나 잘 나가던 인물이었다.
그가 20년만에 어렵게 마이크를 잡은 건 조금이나마 재소자들에게 ‘음악으로 위안하고 음악으로 순화하고’ 싶은 순수성이었다. 송영삼 소장의 적극적인 권유와 배려로 ‘돌아온 DJ’가 된 것이다.
구치소측은 매주 두 차례 이상 범석 DJ의 아침방송을 들려줄 예정이며 신청곡도 받기로 했다.
범 DJ는 “첫 방송은 첫 사랑, 첫 눈 처럼 많이 설레고 떨렸다”면서 “재소자들에게 마음의 안식이 되는 음악 DJ로 좋은 선곡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조용히 말했다.
범 교위는 5천여장의 LP음반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음악 광’이며 지난 1989년 전남 장흥교도소에서 교정직을 시작, 1996년 수원구치소 개소 멤버로 수원으로 전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