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9시35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글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7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사우디를 상대한다.
한국은 FIFA랭킹 51위로 사우디(62위)에 11계단 앞서고 있지만 역대 전적에선 3승5무5패로 열세다. 뿐만 아니라 1984년 제8회 싱가포르대회와 1988년 제9회 카타르대회, 2000년 제12회 레바논대회 등 1무2패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우디전은 역대 아시안컵 본선무대 무승행진의 치욕을 씻고 47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기 위한 결전의 장이 될 전망이다.
두 팀은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 중앙 수비에 ‘젊은 피’를 수혈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올림픽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김진규(22)와 강민수(21), 김치곤(24) 등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로 수비진 세대교체를 이뤘고, 사우디 역시 마지드 알 암리(21)와 오사마 하우사위(23)를 발탁해 아시안컵에 나섰다.
그러나 두 팀의 젊은 수비진이 불안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달 네덜란드전부터 중용된 김진규-강민수 콤비는 상대의 역습에 실점 위기를 자주 노출했고, 이를 지켜 본 베어벡 감독은 2주간의 국내 훈련에서 수비 조직력을 강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사우디 역시 4일 북한과의 평가전에서 조직력에 허점을 드러냈고 경기 종반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박남철을 막지 못해 골을 내줬다.
하지만 한국과 사우디 모두 공격 만큼은 아시아 정상급의 실력을 갖췄다.
한국은 ‘아시안컵의 사나이’ 이동국과 지난해 독일월드컵 주전이었던 조재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천수로 공격진을 꾸렸고, 사우디는 중동 최고의 공격수 야세르 알 카타니와 최근 4차례 평가전에서 상승세를 과시한 말렉 마즈 알 하사위, 왼쪽 크로스가 치명적인 압둘라흐만 알 카타니로 창을 다듬었다.
결국 두 팀의 공격력을 수비진이 얼마나 막아내는가가 승부처인 셈이다.
한편 대표팀은 ‘4-2-3-1’ 전술을 바탕으로 원톱에 공중볼 다툼에서 우위를 지진 조재진을 먼저 세우고, 좌·우 공격진에는 우즈벡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염기훈과 최성국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오른쪽 무릎 부상 중인 김정우 대신 김두현이 선발출전해 김상식, 손대호와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포백의 좌·우 윙백은 김동진과 송종국이 맡고 중앙 수비에는 킥력이 좋은 김진규와 대인방어에 뛰어난 김치곤이 포진할 전망이다. 골키퍼는 주장 이운재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