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어머니 집에 가면 반갑게 맞아 주실 것만 같은데...”
지난 10일 오전 11시쯤 의왕시 오전동 선병원 장례식장.
W화장품 제조업체 화재로 숨진 6명 중 4명이 안치돼 있는 이 병원 장례식장은 울음바다 였다.
故 엄명자(62.여)씨의 아들 김은섭씨는 “어머니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며 “어머니 처럼 부지런하고, 자식 사랑이 끔찍한 사람도 없다”며 흐느꼈다.
김씨는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이 단순 노동밖에 없어 공장 업주가 일을 많이 시킨 것 같다”며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불쌍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故 김금중(64.여)씨는 남편과 함께 초등학생 손자(9)를 키우며 공장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전업 주부로 3남 2녀를 키운 김씨는 맞벌이를 하는 둘째 아들을 대신해 갓난아기 때부터 손자를 맡아 키웠다.
김씨는 막내 아들을 키우듯 손자를 유달리 아꼈고 “손자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용돈도 줄 수 있어 일을 한다”며 만류하는 가족들을 설득하곤 했다.
김금중씨의 가족들은 “자신이 벌어 손자 용돈을 주겠다던 어머니의 살아 생전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며 울분을 토했다.
故 이숙자(73.여)씨의 친지들 역시 “살아 생전 남을 먼저 배려하고, 싫은 소리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좋은 나라로 가셔서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