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일생을 사는 동안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아 가야하는 업이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아이와 같은 맑은 미소를 지닌 채 정신지체인, 발달이 미숙한 아이들과 24년 동안을 함께해온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정신지체인 애호협회 안양지부 신옥자(여·54·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씨다.
신 지부장은 지난 2004년 4월 30일 정신 지체인 애호협회 안양지부장으로 취임한 이후 정신지체 및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봉사하기 시작해 장애아들이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최선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
신 지부장과 안양시는 귀가 없어 평소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해왔던 외모장애를 가진 박모(11)군을 위해 보조금으로 부족한 수술비를 보태어 귀를 만들어주는 수술을 해주기도 했다.
지난해 정신지체 아내와 이혼하고 살아갈 길이 막막해 아들을 시설에 맡겼던 박모(41)씨는 “우리 아이를 자식처럼 돌보는 것은 귀를 만들어주는 수술까지 해주어 친구들과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 신 지부장이 진정한 장애인의 참 어머니”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설에서 신 지부장과 함께 ‘장애아 연구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는 민성희(여·38) 교사는 “10여년 가까이 장애인 조기교육현장에서 몸담아 오면서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장애아와 부모, 학습프로그램을 접목해 실시한 연구 결과가 좋게 나와 기쁘다”며 신 지부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사회적 대우와 물질적보상이 아닌 숙명처럼 받아들인 사명감으로 장애인 교육에 나를 바치게 됐다”는 신 지부장은 “지난 1971년 유엔 총회에서 발표한 정신지체인 권리선언문 ‘정신지체인은 국민의로서 일반 시민과 동등한 기본 권리를 가진다’처럼 장애아를 위해 평생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아이처럼 빛나는 신 지부장의 눈동자 속에서 우리시대에 장애아 교육에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