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발생한 서해대교 연쇄 추돌 사고 이후 경찰이 도입한 ‘구간 단속카메라’는 안개가 짙게 끼거나 비가 내리면 단속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6년 10월 29중 추돌사고로 12명이 숨지고, 50명의 부상자를 낸 서해대교 참사. 당시 짙은 안개로 인해 트럭 두 대가 추돌하면서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는 2010년까지 사업비 83억원을 들여 서해대교를 비롯한 전국을 대상으로 안개 유발지역에 모두 190대의 ‘구간 단속카메라’를 설치키로 했다.
다리 시작과 끝 지점에 카메라를 설치해 평균 속도가 시속 110km를 넘으면 단속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구간 단속카메라는 서해대교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안개가 짙게 끼거나 비가 내리면 단속카메라는 무용지물이다.
제한속도 100km인 서해대교에서 운전자는 비.안개.눈 등 악천후일 경우 20%(80km) 감소, 가시거리 100m이내 시 50%(50km)로 제한속도를 줄여야 한다.
이 경우 단속카메라는 단속이 되지 않고 오히려 평상시 단속 기준인 시속 110km에서 작동한다.
악천후일 경우 단속장비 제어시스템을 이용해 단속 제한 속도도 함께 낮춰야 하지만,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정두언(한나라당)의원은 “서해대교는 대규모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여전히 예방시설이 부족하고, 관련 공무원의 적극적인 근무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행정 편의주의적 단속 방식을 떠나 대형교통사고 구간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일본 벳푸의 벳푸시 고속도로는 이미 10년전 안개 등이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안개를 빗방울로 바꾸는 등 안전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이 연관된 만큼 예산이 조금더 집행되더라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