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가 시사편찬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 조선시대 중국으로 파견된 공식 사절단의 행적을 한글로 기록한 국내 5번째 ‘연행록(燕行錄)’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의왕시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이 연행록은 철종 9년인 1858년 10월 26일부터 이듬해 3월 20일까지 동지사(冬至使·조선시대에 명과 청에 정기적으로 파견한 사신)의 서장관(書狀官)으로 동행한 품산(品山) 김직연(金直淵·1811~1884)이 기록한 기행문집이다.
모두 3권으로 된 연행록은 정사(正使)인 이근우(李根友·1801~1872)를 비롯해 310명으로 구성된 사신단이 대궐을 떠나 중국 베이징에 이르는 과정, 베이징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사행 목적을 완수하고 떠나기 전날까지의 상황, 베이징을 떠나 귀국해 복명하기까지의 과정으로 각 권을 구분했다.
강남대 경기문화연구소 김근태 박사는 “조선시대에 모두 870차례에 걸쳐 중국 명과 청에 공식 외교사절을 보냈고 이를 기록한 연행록은 100여편이 전하지만 이 중 한글본은 드물어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한글 연행록은 허목(許穆)의 ‘죽천행록’(1624.10~1625.10), 홍대용(洪大容)의 ‘을병연행록’(1765.11~1766.4), 이계호(李繼祜)의 ‘연행록’(1793.8~10), 서유문(徐有聞)의 ‘무오연행록’(1798.10) 등이 있다.
의왕시는 21일 의왕문화원에서 개최하는 의왕시사 발간기념회를 통해 연행록 한글본 외에 일제 초기에 세금을 거둘 목적으로 만든 지적도인 ‘과세지견취도(課稅地見取圖)’ 등 새로 발굴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 자료들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