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내기 골프를 쳐 수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신경안정제를 탄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내기 골프를 쳐 판돈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임모(50)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 등은 지난해 9월 용인시 기흥읍 고매리 A컨트리클럽에서 박모(46) 씨에게 항정신성 의약품인 로라제팜 성분이 포함된 신경안정제를 음료수에 몰래 타 마시게 한 뒤 1타당 2백만원짜리 스트로크와 2천만원짜리 핸디치기를 병행하는 사기 골프를 쳐 1억원을 가로채는 등 지난해 6월부터 지난 10월까지 17차례에 걸쳐 모두 3억4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또 지난해 7월 김모(40) 씨를 상대로 일명 탄카드란 포커 도박을 해 모두 1천6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임 씨 등은 골프연습장에서 ‘폼이 좋다’, ‘부킹이 되면 함께 하자’며 대상자를 물색한 뒤 초반 라운딩에서 돈을 잃어 주다 판돈을 높여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임 씨 등 5명은 모두 도박 전과 2~3범의 소위 타짜 출신으로 사기 골프에서 돈을 따지 못하면 음식점 등지에서 도박을 일삼아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골프가 대중화하자 사기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골프를 배워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며 “도박판 타짜들 역시 상당수 사기 골프로 전향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들이 사용한 수법과 마찬가지로 마찬가지로 형편없는 실력으로 처음 한두번 게임에서 돈을 잃어주고 판을 키운 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들에게 압수한 아티반과 필로폰 등의 구입처와 사용처를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는 한편 이들이 2004년 말부터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모 실내골프연습장에서 레슨프로를 고용해 집중적으로 연습을 한 점으로 미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