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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탐방] 부천 만화박물관

1900년대 만화책부터 원고·애장품까지 3천700여점 전시
캐릭터북·버튼만들기 등 ‘오감만족’ 체험실습 프로 인기

◇80년대 추억이 21세기 살아나는 곳

한국 애니메이션의 원조인 로봇 태권브이.

김청기 감독의 애작인 태권브이가 지난해 디지털 복원과정을 거쳐 재상영 됐다. 추억에 젖은 많은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았던 그 태권브이. 당시 어린이에게 태권브이는 살아있는 영웅이었고 그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청년들은 한국사회에 태권브이 재창조를 부르짓고 있다.

훈이가 태권브이와 하나되며 태권도로 악당을 물리친다. 영희와 함께 하는 조종실에서 내가 직접 태권브이를 조종해본다.

공룡시대에서 외계인의 도움으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기공룡둘리. 마구를 던지던 추억의 만화 독고탁 시리즈.

8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만화들이며 한국 만화가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시대다.

이 시대 주인공들인 태권브이, 아기공룡 둘리, 독고 탁이 살아 움직인다. 우리 아이들과 내가 직접 손을 잡고 그 책장을 넘기면 나이를 뛰어넘은 가족애를 다시금 되살릴 수 있다.

수업시간에 책상 밑으로 만화책을 숨겨 몰래 봤던 순수한 열정, 어깨에 보자기를 두르고 나무막대기를 휘둘렀던 용맹함, 엄마의 따가운 잔소리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만화가게에 드나들었던 만화를 향한 사랑…. 아빠의 삶도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우리 아빠 엄마도 만화 주제가 테이프를 들으며 장기자랑 시간에 읊조리던 주제가. 술자리에서도 추억거리로 빠지지 않는 만화, 그 힘이 오롯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부천 만화박물관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향수에 젖게 하는 만화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따뜻한 박물관이 바로 이곳이다.

◇한국 만화 산증인이며 중흥의 산실

한국만화박물관은 2001년 10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만화전문 박물관.

이 박물관에서는 1900년대 처음 만화로 인정받은 작품에서부터 지금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만화가의 최신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만화책, 원고, 애장품 등 3천700여점을 소장·전시하고 있다.

400평 남짓한 공간으로 그리 넓다 할 수 없지만 한국 만화의 역사와 발자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상설전시관’, 분기마다 우리만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전시회가 열리는 ‘기획전시관’, 만화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만화도서열람실’, 입체안경을 쓰고 3D 입체애니메이션을 관람할 수 있는 ‘상영관’, 어린이는 물론 가족과 함께 만화 관련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험교육실’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로 가득 차 있다.

전시 코너인 ‘만화 연대기’실에서는 신문 삽화에서부터 21세기 코믹스까지 한국 만화의 과거와 현재가 한자리에 모여있다.

노수현의 ‘똘똘이’, 산호의 ‘라이파이’, 고우영의 ‘삼국지’, 박수동의 ‘고인돌’, 김수정의 ‘아기공룡 둘리’,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한국 만화 르네상스를 열어 게임으로 거듭난 천계영의 ‘오디션’, 양재현과 전극진의 ‘열혈강호’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울고 웃게 했던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또 오랜 세월 사랑받았던 ‘희귀만화’전시 코너와 ‘한국의 주요작가’ 코너에서는 만화를 이끌어간 거장들의 프로필과 원고 및 유품들을 볼 수도 있다.

◇현대사 굴곡까지 역사교육…체험학습 다채

기획전시관에서는 3월 31일까지 ‘노근리, 1950 그 여름날의 기억’을 열어 작가의 대형 원화 15점과 원화 출력물 25점, 목조 구조물을 포함하여 작가의 콘티와 아이디어 노트 등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아직 아물지 않은 노근리의 상처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용기를 만화를 통해 되새겨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만화 박물관에서는 지도교사의 지도 아래, 단순히 보는 수준의 박물관이 아닌 직접 만화를 접해보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실습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유아를 위한 이야기 캐릭터북 만들기, 초등학생은 데코 캐릭터북 완성, 중·고등학생은 4컷 만화완성하기를, 그리고 주말가족 관람객을 위한 만화타일액자 만들기까지 여러 계층의 많은 이들에게 만화에 대한 풍부한 체험과 수준 높은 교육기회를 제공해 만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칼라점토를 이용한 캐릭터 액자 만들기는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색깔점토를 이용해 액자로 만드는 주말 가족 체험 이벤트다.

자신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표현하여 알록달록한 색깔점토로 액자에 꾸미고, 색상지에 캐릭터에 대한 소개와 꿈에 대해 적어나가며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꿈을 구체화시키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다.

신나는 캐릭터 버튼 만들기 자신이 작품을 직접 만들어 결과물을 일상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남녀노소 모두 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실습활동이다.

더불어 만화열람실 한켠에 마련된 ‘옛날만화가게’는 부모님들이 드나들던 추억 속의 만화가게를 그대로 재현한 곳으로 실제 만화가게를 옮겨놓은 것 같은 훈훈함을 느낄 수 있다.

◇부천만화박물관 뭐가 다른가?

10대에게는 ‘오디션’을, 20대에게는 ‘아기공룡 둘리’를 만나는 반가움을, 30대는 ‘고인돌’을 보며 다시 웃음 짓게 하고, 중년을 훌쩍 뛰어넘은 사람들에게는 ‘라이파이’에 대한 향수를 주는 곳.

이처럼 아이들을 위해 만화박물관을 찾은 부모들도 옛 추억을 떠올리며 아이들만큼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한국만화박물관만의 특징이다.

한국만화박물관은 이처럼 관람객들과 만화가 주는 정겨움을 공유함으로써 대중들의 사랑 속에 성장한 ‘만화’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출발점이자 예술과 산업을 축으로 새로운 만화 문화를 형성하는 장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내에서 하는 여러 학습도 중요하지만 밖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을 만끽할 수 있는 박물관.

더 이상 딱딱하고 지겨운 곳이 아닌 의외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한국만화박물관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소중한 유년의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겨울방학을 값지게 보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

오전 10시~ 오후 5시(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4세~초등생 1천500원, 중·고생 2천원 성인 3천원.

문의) 032-320-37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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