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수난을 겪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이자 국가 사적인 수원시 화성(華城)을 보호하기 위해 다음달 폐쇄회로(CC) TV와 무인경비시스템이 설치된다.
수원시는 다음달 말일까지 화성의 화홍문 등 목조건축물 23곳에 31대의 CCTV를 설치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화성 4대문(팔달·장안·화서·창룡문)과 서장대, 동장대(설치 검토중), 동북공심돈 등 7곳에 무인경비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시는 화성 성곽 5.7㎞를 따라 CCTV 배선·배관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다음달 공사가 끝나면 CCTV가 촬영한 목조시설물 내부영상을 화성사업소 상황실에서 관찰하면서 문화재 훼손이나 화재 등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CCTV에는 방송장치가 함께 설치돼 문화재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에 취한 행동으로 문화재를 훼손할 우려가 있을 경우 즉시 계도방송을 통해 사전 제지할 계획이다.
CCTV는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동작감지시스템으로 구축된다.
시는 화성 일원에 대한 CCTV 설치를 앞두고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22일 행정예고를 내고 다음달 11일까지 주민들의 찬반의견을 받고 있다.
화성에는 그동안 행궁에만 무인경비시스템(2002년)과 CCTV(2004년)가 설치돼 있었다.
수원시 화성사업소는 이에 따라 주간에는 직원 28명과 청원경찰 10명이 교대로 2~3차례 순회하고 야간에는 당직자 1명과 청원경찰 3명이 2~3시간에 한 번씩 순찰활동을 벌여왔다.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그동안 육체적인 순찰활동에 의존해왔으나 CCTV가 설치되면 화재 초기 발견 및 진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방문객들의 경각심을 높여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건축물 훼손이나 흡연, 노숙, 방뇨행위 등이 많이 줄었으나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에서는 2006년 5월 만취한 사람이 서장대에 불을 내 목조건축물이 전소됐고 지난해 6월에는 일용직노동자가 홧김에 화홍문을 망치로 부순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여중생들이 서북각루 앞 억새밭에 불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