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할 고민, 치핵. 이는 수술 순위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민 질환이다.
치핵(痔核)은 치질(痔疾)과 같은 용어로 사용되지만 엄격한 의미에선 다르다.
치질은 치핵에다 치열, 치루, 항문주위 농양 등을 포괄하는 표현이다.
치핵은 항문관(肛門管)을 둘러싸는 점막이나 항문의 외부를 덮는 피부 아래에 있는 정맥의 망상조직(網狀組織)이 부풀어서 생긴 혈관 덩어리(종괴)다.
팽창된 혈관에서 출혈이 자주 일어날 수 있다. 정맥류성 정맥의 한 형태인 치핵은 가족력도 있지만 좋지 않은 자세와 생활습관이 원인이 되고 있다.
◇치핵의 종류
내치핵(암치질)은 항문관 및 하부 직장에 생기며 통증이 없이 배변시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배변후 다시 들어가는 탈항 증상과 항문 출혈이 동반돼 혈관형 치핵이라 부르며 젊은 사람들게게 많다. 혈관형 치핵은 대부분 핏줄로 돼 있으며 유전적 소질이 다분하다.
외치핵(수치질)은 항문 입구 밖에 피부로 덮인 부분에 생기는 치핵을 말한다. 치핵내에 핏덩어리가 생기면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덩어리로 만져진다. 주로 과음이나 과로후 혈전 형태로 아프고 단단해 만져진다.
◇치핵의 원인
항문혈관을 확장시키는 자세나 생활태도가 주된 원인이다. 오래 방바닥에 앉아 있거나 서있게 되면 항문 혈관안에 피가 고이게 되고 혈관이 늘어나게 된다.
항문감염 또는 임신중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변비로 배변시 힘을 줄 때, 쪼그리고 앉을 때 등과 같이 복부내압(腹部內壓)의 증가로 생길 수 있으며 관장이나 변비약 남용할 때, 과음할 때 등 다양하다. 술 성분인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켜 치핵을 잘 생기게 하는 것으로알려져 있다.
◇치핵의 증상
배변시 탈홍, 출혈, 항문 주위의 가려움증,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엔 변을 볼 때 화장지에 피가 묻거나 한두방울 떨어지다가 심해지면 뚝뚝 떨어지거나 물총을 쏘듯이 쭉 뻗는다. 때문에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빈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항문에서 피가 나오면 악성종양을 의심해 놀라는데 대부분 치핵에 의한 출혈은 선홍색의 피로 응고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증상만으로 종양에 의한 출혈과 치핵에 의한 출혈이 완전히 구분되는 것이 아니므로 정확한 진단을 요한다.
◇치핵의 진단
항문 수지 검사와 항문경 검사를 시행한다. 항문 출혈 동반 시 하부위장관 출혈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장 내시경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치핵은 악성종양과 동시에 존재 할 수도 있으므로 출혈, 복통, 변비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며 무조건수술을 요하는 건 아니고 치핵의 정도나 환자의 불편감에 기준해 수술 여부를 정한다.
◇치핵의 치료
▲비수술적 치료법
1~2도 치핵의 경우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변완화제로 변비를 완화시키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며 통증이 동반될 경우 약물 치료를 할 수 있다. 좌욕이 도움이 되며 올바른 배변습관을 갖도록 한다. 또 정도가 심하지 않은 치핵의 경우 밴드결찰술, 경화요법, 광응고요법, 냉동요법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법
3~4도 치핵의 경우 즉, 항문 밖으로 치핵이 밀려나와서 손으로 밀어 넣어야하는 정도면 수술 시행을 보편적으로 권유한다. 최근 수술법은 자동 봉합기를 이용한 치핵 절제술이나 초음파 가위 이용한 수술, 수술 후 통증관리 발달 등으로 수술에 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치핵의 예방
치핵 예방은 좋은 습관이 관건이다. 변비로 인해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거나 힘을 줘 배변함은 치핵 관리에 해롭다. 때문에 배변시 양변기를 사용하는게 좋다.
또 평소 섬유질이 많은 식이섬유와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또 좌욕과 항문 수축운동을 자주하고 책상다리를 하고 오래 앉아 있거나 직장생활에서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하는 것은 좋지 않고 지나친 과음도 피하는게 좋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강성범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