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열병합발전소 인근 갈대 습지에 집단 서식하고 있는 고라니(소목 사슴과의 포유류) 떼가 대형 유기견들의 습격으로 집단 폐사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9일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경기남부지회에 따르면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열병합발전소 인근 갈대 습지는 풍부한 초지가 형성돼 있어 현재 230여마리의 고라니 떼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산시가 열병합발전소 인근 지역에 갈대 습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고라니를 망을 치고 한 곳으로 몰아 넣었기 때문.
하지만 최근 유기돼 버려진 잡종견(진돗개+풍산개) 8마리로 추정되는 대형 유기견들이 고라니 서식지에 침입하면서 고라니를 주식으로 삼고 잡아 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보호협회는 지난 2월 초 제보를 받고 이 곳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5마리의 고라니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 달 초 재조사에서도 유기견들의 습격으로 물어 뜯긴 채 숨져 있는 고라니 15마리의 사체를 발견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대형 유기견에 대한 포획에 들어갔고, 8마리 중 2마리만 포획에 성공했으며 나머지 6마리는 여전히 이 곳을 활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대형 유기견들이 꿩 등의 보호동물과 광견병 등으로 사람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안산시에 유기견 사살을 위해 총기 사용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보호 받아야할 야생 동물들이 모두 유기견들의 먹이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국동물보호협회 경기남부지회 박한웅 지회장은 “안산 갈대 숲은 고라니가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서식지로 갑자기 침입한 유기견으로 인해 야생동물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며 “행정력이 동원되지 않으면 야생동물의 피해가 더욱 심각해 질 수 있어 하루 빨리 야생 동물을 포획해서 2차적 피해를 막아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