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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최고수’ 누가 이길까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

영화를 통해 수많은 배우들이 뜨고 지고를 반복하지만 자신의 이름으로만 영화를 성공시킬 수 있는 배우는 손에 꼽힌다.

국내에서는 드문 경우지만 마케팅 측면에서나 명성에서 폴리스스토리 시리즈의 성룡, 소림사 출신의 이연걸, 그리고 ‘장강 7호’로 변신을 시도한 주성치 등 홍콩 배우 3인방은 먼저 챙기고 싶다.

벌써부터 화제가 된 일이었지만 ‘포비든 킹덤-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2008, The Forbidden Kingdom)를 통해 성룡과 이연걸을 만난다.

이들의 조우가 그리 오래 걸린 뒷사정보다 이들이 처음 만났다는 자체가 기사거리다.

그들이 떴다.

헐리우드 영화인 ‘포비든 킹덤-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의 주인공은 분명 미국 배우인 ‘마이클 앵가리노’다.

‘디어 웬디’(2005, Dear Wendy), ‘독타운의 제왕들’(2005, Lords of Dogtown) 등에 녹녹치 않은 무술실력을 자랑하는 실력파.

그가 손오공으로 나온다. 서양 손오공.

역시 무술에 달인들인 성룡과 이연걸에게는 무게감은 조금 떨어지는 듯하다.

서유기의 주인공은 손오공이었지만 포비든 킹덤의 히어로는 사오정 루얀(성룡), 저팔계 란(이연걸), 삼장법사 스패로우(유역비) 등 중국계 3인방이다.

취권의 달인 성룡과 정통 소림무공의 최고수 이연걸.

이 둘을 함께 만나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성공은 충분히 보장되어 있다.

여기에 헐리우드식 판타지, 무협에 충실한 촬영은 다소 부풀려질듯한 이야기의 중심까지 잡아준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영화가 지닌 판타지적 요소와 동양적 무협 세계에 열광하는 미국인과 서구인의 시각에서는 성공 키워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중국 4개 기서중에 하나인 서유기, 여기에서 본따온 이야기의 핵심은 간단하고 명징하다.

바로 해탈, 아니 성장이다.

쿵푸 매니아 제이슨이 차이나타운에서 발견한 황금색 봉(여의봉)이 이끄는 금지된 왕국을 방문, 두 스승으로 성룡과 이연걸을 만나 서역으로의 먼 여행을 떠난다는 것.

예언의 인물인 제이슨의 잠재된 능력을 깨우고, 제이드 장군과 백발마녀의 절대 지배를 끊기 위해….

남자 배우들에 비해 비중이 떨어지는 배역이지만 눈에 들어오는 배우가 있었다.

아니! 꼭 주목해 보라고 하고싶은 그다.

막 피어난 하늘진 꽃망울 그 웃음 한번으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녹여낼 여배우, 바로 유역비다.

신인급으로 꼽히지만 1980년대 홍콩의 판타지 시리즈 ‘천녀유혼’의 대만 배우 왕조현이 있었다면 2000년대에는 단연 유역비를 첫순위에 올리고 싶다.

왕조현이 환상적 판타지에 의존했다면 가느다란 선과 오똑한 콧날, 차가운 눈빛으로만으로도 어필이 된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다.

170㎝의 훤칠한 키에, 그 눈빛 속에 뜨거운 사랑의 감정까지 실어나를 수 있는 연기력이 서서히 뒷받침되고 있다.

그는 중국 무협 드라마 ‘천룡팔부’ 등 조연에서, 단 몇년만에 ‘신조협려’ 여주인공으로 발탁되기도 하며 이미 화제에 올랐었다.

무협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그의 팬클럽이 국내에도 많을 정도로 그 동태 하나하나에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 여배우가 미국 헐리우드가 새로이 내놓은 포비든 킹덤을 통해 국내 영화팬에게 수줍은 얼굴을 처음 알리는 자리다.

포스터 구석에 자리잡은 이름이지만 그에 대한 기대감은 감추고 싶지는 않다.

이들의 만남을 주선한 것은 다름 아닌 롭 민코프 감독.

롭 민코프 감독은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스튜어트 리틀’(Stuart Little, 1999), ‘스튜어트 리틀 2’(Stuart Little 2, 2002), ‘라이온 킹’(The Lion King, 1994)을 맡았던 인물이다.

주로 애니메이션에 주목했던 그가 외도라면 ‘헌티드 맨션’(The Haunted Mansion, 2003)에서 에디 머피를 주인공으로 저연령층을 겨냥한 작품을 내놓았던 정도다.

애니메이션적 요소와 재미, 판타지적 요소를 찾던 헐리우드가 서유기에 주목한 건 당연한 일.

여기에 민코프 감독은 애니, 무협 등 환상과 현실을 오고가는 환상적인 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평단에서는 성룡, 이연걸 등의 무술씬과 판타지적 영상을 잘 조화시켰다는 평을 내놓았다.

마이클 앵가리노도 미국판 무협물에 주연으로 나설만큼 충분한 검증이 된 상태였지만 역시 고수앞에서는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만큼 단 한번의 촬영으로 대련씬을 소화해냈다는 성룡과 이연걸의 에피소드는 그 조합이 훌륭했음을 반증한다.

미국의 자본과 기술, 여기에 동양무술의 달인들이 펼치는 서유기 500년이 아닌 수천년을 뛰어넘어도 될만큼 수작이다.

무술 부분에 있어서는 중국 무술 감독의 참여로 완성도를 높였고 세명의 동양 배우와 스토리를 통해 미국인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작업도 충분했다.

영화의 근간은 주인공 제이슨의 성장이지만 성룡과 이연걸 등의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자칫 가볍게 다뤄질 영상의 중심을 극대화 시켰다. 제이슨이 극에 뭍혀버리는 오류도 감독의 재능인듯 보인다.

이 때문에 성룡의 코믹 프레임과 이연걸의 무거운 이미지는 시간대적 동시성과 영화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냈다.

신인 배우로 불릴만한 유역비는 여성 삼장으로 분해 법사의 새로운 상을 그리길 시도한다.

판타지적 요소와 동양적인 흠모를 담아내기에 삼국지 만큼이나 이야기가 너무 풍부했던 것이 아닐까란 의문은 중국 고전을 영화화한 작품마다 들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성룡과 이연걸의 영화속 대결을 주선해낼 만큼 감독은 동양과 영웅적인(?) 출연 배우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은 감추지 않았다.

최고의 씬으로 꼽히는 이연걸과 성룡의 대결씬. 꼭 보라고 권한다. 24일 극장들의 문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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